“참사 발생 전 기동대 투입 요청, 서울경찰청에 거부당해”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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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위, 이임재 전 용산서장 심문

국, 이 전 서장 행적 검증에 집중
이 “참사 상황 보고 한 건도 못 받아”
민, 대통령실 경비 따른 공백 초점
국가 책임론 부각… 국정조사 추진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서울청 전 인사교육과장. 김종호 기자 kimjh@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서울청 전 인사교육과장. 김종호 기자 kimjh@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총괄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을 증인으로 불러 참사 당시 대응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사고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전 인사교육과장(총경)도 증인 신분으로 출석했는데, 여야 모두 경찰의 부실 대응을 질타했지만, 심문의 방향은 크게 달랐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이 전 서장의 무능한 판단이 참사로 이어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의 행적을 검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은 “이 전 서장이 사고 뒤 50여 분을 허비했다”며 “임무 수행에 있어서 무능함이 나타난 것”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조은희 의원도 이 전 서장의 행적에 의문이 많다며 참사가 발생한 이후에도 대응을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를 집중 추궁했다.

 이와 관련, 이 전 서장은 참사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것은 실제 벌어진 상황을 전혀 보고받지 못한 탓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날 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단 한 건의 보고도 받지를 못했다”며 “이태원 참사 상황을 알게 된 시점은 23시(오후 11시)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집회 관리 업무를 마치고 용산경찰서 인근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오후 9시 47분 식당을 나섰다. 식당과 참사 현장까지는 2km 정도 거리지만 차로 이동하려다 1시간이 흐른 오후 11시 5분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다. 이후 이 전 서장은 파출소 옥상에서 현장 대응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이 전 서장은 참 나쁜 경찰인데, 나쁜 것을 넘어 뻔뻔하고 치졸하다”며 “112상황실 등 부하 경찰에게 죄를 덮어씌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이 전 서장은 국민들이 압사를 당하는 시점에, 오후 10시 15분에 첫 사망자가 나온 시기에 이 전 서장은 길거리를 배회하고 있었다”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서장의 대응에 대해 질타하면서도 초점을 대통령실 이전에 맞췄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라 용산서의 업무가 늘어났고, 특히 당일 집회·시위에 따른 대통령실 경비 업무로 참사 대응에 빈틈이 생겼다는 것이다. 민주당 최기상 의원은 “대통령실 이전으로 업무량이 늘었다고 보는데, 실제 부담이 컸느냐”고 물었고, 이 전 서장은 “대통령실 이전으로 인력이 80여 명 보강이 됐다”면서도 “현장 직원들이 (업무 부담에 대해 토로하는 것을)들은 적도 있다”고 업무 부담 증가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당위성을 강조하며 여당인 국민의힘을 넘어 민주당 출신인 김진표 국회의장의 ‘협조’를 압박했다. 여론이 국정조사에 긍정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여당이 협조하지 않더라도 24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계획서를 처리하겠다는 의지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김 의장을 향해 “교섭단체 대표들에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명단 제출을 공식 요청해 달라”고 촉구했다.

 동시에 민주당은 ‘이태원참사 국가책임과 재난안전대책’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국가 책임론을 부각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토론회 인사말에서 “이태원 참사는 후진국형 안전관리 부재로 발생했다”며 “국정조사와 앞으로 있게 될 특검(특별검사)을 통해서 철저한 원인 분석과 규명, 이에 상응하는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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