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e스포츠 상설경기장 건립 부지 변경 두고 '시끌'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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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증가 당초 신축안 폐기
경상국립대 리모델링으로 선회
대학 평의원회 “절차 오류” 제동
“100주년관 상징성 저해 우려”
동문회·진주시의회로 반발 확산

진주시가 당초 계획한 신축 경남e스포츠 상설경기장 조감도. 진주시 제공 진주시가 당초 계획한 신축 경남e스포츠 상설경기장 조감도. 진주시 제공

경남 진주시에 들어설 경남e스포츠 상설경기장의 건립 부지 변경이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진주시가 당초 ‘경기장 신축’ 계획을 ‘경상국립대 건물 임대 후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선회하자 시의회가 문제를 제기했고 대학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앞서 진주시는 경남도, 경남문화예술진흥원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e스포츠 상설경기장 조성 사업 공모에 지원해 지난해 5월 최종 선정됐다.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e스포츠, 게임산업을 도입한다는 취지다.


시는 국비 30억 원과 도비 9억 원, 시비 138억 원 등 177억여 원을 투입해 내년 6월까지 e스포츠센터를 짓는 계획을 세웠다. 진주시 가좌동에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지는 센터는 1층 경기장과 메타버스관, 2층 중계석과 게임개발사 아카데미, 3층 기계·전기실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시는 e스포츠 구단을 창설하는 한편, e스포츠 교류와 프로구단 전지훈련 유치, 게임 중독 해소 아카데미 등을 운영해 공간을 활용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지만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부지매입비 50억 원이 추가됐고 건축자재비 등도 물가상승 영향으로 50억 원 이상 증액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여기에 최근 트렌드에 맞춘 첨단 설비까지 들일 경우 사업비는 더 늘어날 수 있어서 당초 계획된 180억 원에서 사업비가 300억~400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산 부담이 커지자 진주시는 사업 변경에 나섰다. 때마침 경상국립대가 e스포츠 상설경기장 유치를 희망하면서, 신축이 아닌 경상국립대 100주년 기념관 일부를 임대한 뒤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경상국립대는 올해 초 총학생회의 e스포츠 경기장 유치 건의가 있었고, 학령 인구 감소 등 대학의 위기 극복을 위해 해당 시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100주년 기념관 활성화와 IT 관련 첨단 설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대학 내부에서 반발이 나온다. 구성원 전체 설문조사에서 79%가 찬성했고 기획위원회와 학무회의에서 가결됐지만 교수 대의원회와 대학 평의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교수회는 e스포츠 상설경기장의 활용성과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고 교육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병익 교수회 회장은 “절차상 오류가 많다. 최고 의결기구인 대학 평의원회에서 승인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이 추진됐다. 그리고 100주년 기념관의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다른 곳을 선정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옛 경남과기대 총동문회 역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100주년 기념관은 옛 경남과기대 시절, 국비에 동문회 기금이 투입돼 설립됐는데, 대학의 역사와 이념이 담긴 공간에 e스포츠 경기장을 만드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현재 총장을 상대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해놓은 상태다.

논란은 진주시의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의원들은 사업 변경에 대한 부분이 의회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으며, 대학 내 반발 등을 거론하고 있다. 윤성관 시의원은 “관련 사업이 시의회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민국 시의원은 “경상국립대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이 심하다”면서 “100주년 기념관에 4개 학과가 수업을 하고 있어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진주시와 경상국립대의 사업 추진 의지는 확고하다. 진주시 관계자는 “사업이 원활하지 않으면 결국 다른 지자체에 e스포츠 경기장을 뺏기게 된다”며 “지역에 젊은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한 사업인 만큼 지역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역시 지난 23일 시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대학의 위기 극복과 통합 경상국립대의 장기 발전을 위해 경남e스포츠 상설경기장 설치를 통한 시설 운영의 활성화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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