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법원 “동성가족 법 부재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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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결혼 관련 세 번째 판결
도쿄지법, 배상 청구는 기각

일본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가 동성 결혼 관련 소송에서 동성 커플이 가족이 되기 위한 법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위헌 상태’라고 판결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일 보도했다.

위헌 상태는 한국의 헌법불합치와 유사한 판결이다. 법률이 헌법 취지에 어긋나지만, 개정에 시간이 걸려 당장 효력을 잃게 하지는 않는 결정이다.


도쿄지방재판소는 동성애자 9명이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제도로 인해 손해를 봤다며 1인당 배상금 100만 엔(약 950만 원)을 요구한 소송에서 현재의 혼인 제도가 ‘배우자의 선택 등에 관한 법률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본질적 평등에 입각해 제정해야 한다’는 헌법 조항에 반하는 상태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동성 가족 제도가 없는 것에 대해 “인격적 생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자 장애”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현행 민법과 호적법이 ‘혼인은 양성의 합의에 따라 성립한다’,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차별받지 않는다’는 헌법 조항과는 배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즉 ‘혼인’은 양성간 결혼을 전제로 하지만, 동성 커플도 가족이 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결론적으로 동성애자들의 배상 청구는 기각했으나 “나라의 전통과 국민감정 등을 고려해 입법부가 (동성애자 가족 제도를)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 동성 결혼 관련 소송은 5개 지방재판소에 제기됐으며, 이번 판결은 세 번째로 나왔다.

앞서 삿포로지방재판소는 작년 3월 현행 혼인 제도가 헌법의 평등권에 위반된다고 판단했으나, 오사카지방재판소는 올해 6월 동성 커플을 인정하는 ‘파트너십 제도’를 운영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남녀의 결혼만 인정한 혼인 제도가 헌법에 부합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도쿄도는 성소수자 커플을 공적으로 인정하는 파트너십 제도를 지난달 1일 시행했다. 동성 커플이 되면 공영주택 입주 신청 등 여러 면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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