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취임 '100일'… 사법 리스크 현실화에 리더십 ‘흔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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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5일 '취임 100일'
정진상 등 측근 구속…당내 우려도 커져
미국에 IRA 재고 요청 등 민생 행보 지속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8월 전당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취임한 이재명 대표가 5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전당대회 기간 내내 제기된 ‘사법 리스크’ 우려가 최근 당사 압수수색과 최측근 구속 등으로 이어지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연방 하원의) 한국계 의원님들께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법안 재고에 대한 논의를 요청 드린다”며 “그간 한미 관계의 가교 역할을 해온 한국계 의원님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IRA 차별 조항의 조속한 개정 또는 유예 적용 등 실효적 조치가 논의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리라 기대한다”고 적었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 구매자에만 세금공제 혜택을 줘, 한국산을 비롯한 외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 ‘유능한 대안 야당’을 내걸고 당내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줄곧 민생 경제 최우선 기조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이 대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대장동 개발 의혹을 비롯해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구단주로 있으면서 네이버, 두산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는 ‘성남FC 후원 의혹’ 등에 대한 수사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근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 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잇달아 구속되면서 사법리스크는 이 대표를 점점 옥죄어 온다.

또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사법 리스크로 인한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점은 이 대표에게 더욱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유감 표명을 요구하기도 했고,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설 훈 의원은 “당 대표를 내놓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며 대표직 사퇴를 압박했다.

지난달 21일 이 대표는 측근이 구속되는 상황을 두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독재정권의 어떤 탄압에도 흔들림 없이 민생과 경제를 챙기겠다”고 말하며 일관되게 검찰을 비판하고 있다. 이 대표 자신은 해당 의혹들에 연루된 일이 없는 만큼 검찰이 소환하면 얼마든지 당당하게 응하는 모습을 보이면 된다는 입장이다.

사법 리스크 확대에 따라 당초 예상됐던 이 대표의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는 무산됐다. 신년 기자간담회 등에서 정치·민생과 관련한 이 대표의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취임 100일 관련 메시지 내용이나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며 “민생을 중심으로 한 내용을 담아 회의 발언이나 SNS를 통해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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