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형준 시장 ‘엘시티 아파트’ 여전히 보유… 공약 언제 지키나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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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보선 당선 소감서 처분 약속
2020년 21억에 구입 현재 50억 호가
인근 부동산업체 “매물 나온 적 없다”
지금은 달맞이고개 아파트서 거주
박 시장 “적절한 시점 매각 검토 중”

박형준 부산시장이 공약에도 불구하고 엘시티 아파트를 처분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전경. 부산일보DB 박형준 부산시장이 공약에도 불구하고 엘시티 아파트를 처분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전경. 부산일보DB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의 최고가 아파트인 엘시티를 처분하겠다는 공약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매물로 내놓지도 않은 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기간 중에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큰 논란이 되자 박 시장은 당선 소감을 발표한 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서민 정서에 맞지 않는 집에 산다는 도덕적 비판은 일정 부분 수긍하기에 머지않은 시점에 엘시티를 처분하고 거기서 만일 남는 수익이 있다면 공익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박 시장은 올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다시 당선됐고, 여러 언론이 수 차례 박 시장이 엘시티 처분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확인했다.

지난해 7월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시장은 특혜 논란을 빚은 엘시티 집을 취임 직후 팔겠다고 선언했지만 실행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수사 결과가 나온 다음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처리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박 시장이 약속한 대로 연내 엘시티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처분 시점은 중과세 면제가 적용되는 내년 4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라는 내용으로 언론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8일 본보 취재 결과, 박 시장은 엘시티 집을 매물로 내놓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진이 해운대구 부동산 중개업소 여러 곳을 방문해 확인했지만 박 시장의 아파트는 매물로 나온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시스템상 매물이 나오면 부동산 업자끼리 대부분 공유한다”면서 “박 시장이 거주하는 엘시티는 매물로 나온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엘시티 아파트 등기부등본을 보면, 박 시장의 집은 저층부 75평형으로 2020년 4월 28일 박 시장의 배우자인 조현 씨 명의로 구입됐다. 10억 원의 대출을 받아 21억 1500만 원에 구입했으며, 현재 온라인 부동산 거래 사이트 등에서 매매 호가는 50억 원대로 형성돼 있다. 침체된 부동산 경기 탓에 실거래가 많지는 않고, 가장 최근 거래된 것은 올 8월 중층부에 해당하는 49층이 48억 원에 팔린 정도다.

다만 박 시장은 지난해 12월 달맞이고개 40평대 아파트로 이사해 지내고 있어 현재 엘시티에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아직 개인적인 사정으로 처분하지 못하고 있다. 적절한 시점에 공익적인 일에 쓸 수 있는 방향으로 처분하도록 검토하고 있다”면서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시민 시선은 곱지 않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엘시티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비리와 특혜, 불법이 자행됐다. 박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투기 의혹을 받아 당선이 되자마자 엘시티를 처분하겠다고 공언했다”면서 “처분 약속은 교묘히 비켜가면서 시장 부부의 거주 공간만 옮겼다면 시민과의 약속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박 시장은 기장군 일대에 보유한 땅 일부를 처분해 가족과 지인이 설립한 재단에 기부한 상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박 시장은 “(기장군 일대)부동산 구입은 미술관을 짓기 위한 것이었고, 최근 문화재단을 만들어 공익기부를 했다”고 답한 바 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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