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에 목숨을 걸라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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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택 서울지사장

하면 좋고, 안해도 되는 행사 아닌,
반드시 유치해야 하는 2030엑스포
윤 대통령과 박 시장, 정치권 모두
엑스포 유치 결과에 정치 명운 걸려
부정적 생각 버리고 자신감 갖자
“2030엑스포는 우리의 것이다”

하면 좋고 안해도 되는 행사가 아니다. 이번에 못하면 다음에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모두 죽기 살기로 매달려야 하고, 반드시 해야 하는 행사이다. 바로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얘기다.

요즘 우리 주변에는 “이번에 못하면 다음에 하면 된다”거나 “우리가 사우디와 싸워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부정적인 얘기가 나돈다. 일정 부분 맞는 얘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막대한 ‘오일머니’로 물량 공세를 펼치고,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세계를 유혹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2030엑스포를 유치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렇다고 세계가 깜짝 놀랄 정도로 우리나라에 엑스포 열기가 퍼져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가 언제부터 국제사회에서 돈으로 승부했나. 전 국민의 관심과 기술력, 뚝심으로 올림픽을 두 번이나 유치했고, 아시안게임도 멋지게 해냈다.


미리 기죽을 필요가 없다. 2030엑스포 유치의 최일선에 선 박형준 부산시장 말처럼 우리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국회 엑스포 특위 위원으로 활약 중인 안병길 의원은 “우리가 승리할 수 있고,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말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 최태원 SK 회장 등 우리 사회 주도 세력이 총동원돼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왜 미리 겁을 먹는단 말인가.

2030엑스포를 반드시 유치해야 하는 이유는 대한민국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2030엑스포를 유치하면 올림픽·월드컵·등록엑스포 등 세계3대 국제행사를 모두 개최하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된다. 경제효과도 엄청나다. 엑스포가 유치되면 43조 원의 생산유발효과, 18조 원의 부가가치 등 61조 원의 경제 효과와 50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6개월의 행사 기간에 넉넉 잡아 5000만 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부산을 찾을 전망이다. 부산에 젊은이들이 돌아오고 급감하던 인구도 다시 늘어나게 된다. 그야말로 부산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도시로 발돋움하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는 얘기다.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가덕신공항 건설이 급속도로 진행돼 2030년 이전에 완공되고, 각종 인프라 구축도 훨씬 빨라진다. 이미 확정된 산업은행 부산 이전 외에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각종 공공기관도 쉽게 부산으로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도 “이번에 못하면 5년 뒤에 하면 된다”는 말이 나온다. 요즘 같은 초스피드 시대에 5년 늦어지면 우리가 50년 이상 뒤쳐진다.

사회의 각 주도 세력에 2030엑스포는 ‘위기이자 기회’이다.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국정 지지도는 급상승하고 자신의 구상도 과감히 추진할 수 있다. 실패하면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런 점을 잘 알기에 윤 대통령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엑스포 유치에 에너지를 쏟는 것이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마찬가지다.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박 시장은 단번에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 2026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3선에 오른 뒤 2027년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 실패하면 ‘3선 부산시장’ 자체가 힘들지도 모른다.

2030엑스포는 차기 총선 5개 월 전인 내년 11월 유치 여부가 결정된다. 엑스포가 여야 정치권 명운과 직결된다는 의미다. 엑스포 유치를 못하면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국민의힘 소속 모 의원은 “엑스포 유치에 실패하면 (국민의힘은) 총선에서 참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국민의힘 과반 달성이 물건너 가고, 윤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국민의힘은 부산·울산·경남(PK) 총선에서 직격탄을 맞게 된다. 국민의힘은 현재 33석(전체 40석)의 PK 의석을 유지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상당수 의석을 민주당에 내줄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PK 의원들이 엑스포 유치를 핑계로 실속도 없이 혈세를 써 가며 외국을 드나들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진정성 있게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 엑스포 유치에 힘을 보태야 한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우리와 무관한 일”인양 외면해선 안 된다. 엑스포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 민주당 지도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 민주당도 유치 실패의 역풍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대한민국의 모든 구성원이 목숨 걸고 엑스포 유치에 매달려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완전히 버리자.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 구국의 일념으로 엑스포 유치에 전념하자. 그리고 그 결과는 생각하지 말자. 그때 가서 득실을 따져도 늦지 않다. 노력하는 자에겐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뒤따른다. 모두 힘차게 외치자. “2030엑스포는 우리의 것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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