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세기의 화가들은 어떤 나무에 매료됐나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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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사랑한 나무들/앵거스 하일랜드·켄드라 윌슨

<화가가 사랑한 나무> 표지 <화가가 사랑한 나무> 표지

자연은 언제나 미술가들에게 영감을 선사했다. 그중에서도 독보적 존재감을 뽐내며 작품의 중심에 선 것은 자연이 만든 최고의 걸작, ‘나무’였다. 이 우직하고 아름다운 생명체는 화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최고의 그림 소재로 사랑받았다.

<화가가 사랑한 나무들>은 21명의 위대한 화가들이 그린 최고의 나무 그림 101점을 모은 책이다. 명화를 보면 수많은 화가들이 평생에 걸쳐 나무를 화폭에 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네는 그림만큼이나 식물을 사랑했다. 그는 센 강을 떠다니는 배 위에서 8개월 동안 계절과 날씨에 따라 바뀌는 ‘포플러 나무’를 그렸다. 모네의 포플러 나무 그림은 정지 상태의 대상에 비치는 빛의 변화와 그 인상을 포착한 결과물이다.

고흐 역시 동생에게 쓴 편지에서 “나무는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것 중 정확하게 표현하기가 가장 어려운 대상”이라 말하며 생레미드프로방스의 정신병원에서 ‘사이프러스 나무’를 그리는 데 몰두했다. 고흐가 그린 녹색과 노란색, 검은색의 사이프러스 나무는 결코 생기가 부족하지 않았다. 그가 그린 야생의 상록수는 이른 아침 이슬을 향해 내뻗는, 원뿔 모양의 열매가 달린 소용돌이치는 가지와 더불어 활기로 충만하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영국 화가 호크니의 나무 사랑도 각별하다. 그는 196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해 야자수와 수영장이 있는 장면을 그렸다. 그의 작품 ‘할리우드 정원’은 활기 넘치는 로스앤젤레스를 처음 발견한 기쁨을 경험한 이후에 제작됐다. 이 밖에도 클림트, 마그리트, 몬드리안, 조지아 오키프 등 세기의 거장들은 저마다의 개성 있는 나무를 캔버스 위에 심었다. 앵거스 하일랜드·켄드라 윌슨 지음/김정연·주은정 옮김/오후의서재/164쪽/2만 1000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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