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신춘문예-시조 당선소감] ‘시련도 꽃이 될 수 있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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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화 김원화

분주했던 학년 말, 스팸인가 싶으면서도 받았던 전화가 당선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정녕 꿈같은 일이 저에게 일어나다니요! 울 수조차 없을 만큼 견디기 버거웠던 시간, 그 힘겨운 시간들을 일으켜 세워 준 것은 시조였습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단정한 형식미를 갖춘 시조는, 아픔과 상처를 다듬어 안으로 고요히 앉히는 데 맞춤이었습니다. 정성으로 손잡아 이끌어주신 더율동인의 지도 선생님, 서로 격려하며 함께 매진해온 문우님들 감사합니다. 부족한 저에게 따뜻이 곁을 주신 그 마음들이 포개어져 오늘의 이 기쁜 순간을 맞게 되었습니다. 제게 호곡장(好哭場)이 되어준 청송의 주왕산과 그분, 남다른 환경에서도 사춘기를 잘 건너온 강민, 성주 두 아들과 가족들에게도 고마움 전합니다. 내 안의 그대, 당신의 따뜻한 인연들 또한 저에게 늘 힘이 되었습니다.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과 기회를 주신 부산일보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예기치 않게 다가오는 삶의 시련도 꽃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눈이 오면 울리던 전화가 없어 늘 젖은 시간을 보냈는데 이젠 제가 첫눈 소식을 먼저 전할 수도 있는 용기를 얻습니다. 마음을 둘 데 없어 휘청거릴 때 위안이 되는 시조, 세상의 상처에 작은 손을 내미는 시조를 쓰고 싶습니다. “괜찮다, 꽃이 못되어도” 라며.

약력 : 1966년 경북 울진 출생, 본명 김경숙, 대구교육대 졸업, 청송초등학교 근무, ‘더율시조’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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