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상자산 거래 보류” 부산 거래소 ‘업종 전환’?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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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 “비증권형 조각투자 상품부터 취급”
“가상자산·STO는 추후 상품 확대 때 고려”
19일 전체회의 열고 변경안 공유, 일정 수립
거래소 명칭도 '디지털상품거래소'로 변경

지난달 19일 열린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추진위원회’ 발족식. 부산시 제공 지난달 19일 열린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추진위원회’ 발족식.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추진하는 디지털자산거래소의 청사진이 180도 뒤바뀔 전망이다. 금융당국과의 마찰이 심했던 가상자산이나 STO(증권형 토큰)는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증권형에 포함되지 않는 다양한 디지털 조각투자 상품을 거래하는 거래소를 만든다. 거래소 이름 또한 ‘디지털자산’거래소가 아닌 ‘디지털상품’거래소로 변경해 추진한다.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추진위원회 김상민 위원장은 18일 〈부산일보〉에 “추진위 출범 이래 한 달 간 분과별로 치열한 논의를 진행한 결과, 가상자산·STO 대신 다양한 ‘디지털상품’을 거래하는 거래소를 만들기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거래소 명칭 역시 ‘디지털자산거래소’가 아닌 ‘디지털상품거래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진위는 출범 이후 첫 전체 회의를 19일 서울에서 열고 변경된 거래소 청사진의 공유와 향후 일정 구체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한다.

새 거래소의 새로운 취급 상품이 될 ‘디지털상품’의 개념은 쉽게 말해 ‘조각투자 상품 중 증권형으로 분류되지 않는 것들’이다. 김 위원장은 “다양한 조각투자 상품 중 금융당국이 증권형으로 분류한 것은 ‘보유자에 대한 수익 배분’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해서다”며 “(배당 등)수익 배분 없이 매매 차익만 실현할 경우 증권형으로 분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대표적 조각투자 상품인 ‘뮤직카우’는 특정 음원 투자자에게 음원 사용료 중 일부를 정기 수익으로 배분한다. 이러한 경우 증권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선박 건조에 필요한 자금을 조각투자의 형태로 펀딩할 경우 선박 가격 변동 등에 따른 시세 차익은 누릴 수 있지만 정기적 수익 배분(배당)은 없다. 이러한 조각투자 형태는 증권형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부산시와 추진위가 돌연 거래소 취급 상품을 ‘디지털상품’으로 변경한 것은 최근 금융당국의 디지털자산에 대한 규제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특히 금융위가 STO를 자본시장법 규제 대상에 포함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상자산+STO’를 동시에 취급하겠다던 부산 거래소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자본시장법 규제 대상일 경우 기존 증권시장에서만 STO를 취급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기도 길어지면서 기존 가상자산거래소들의 수익도 크게 줄어든 형국이다.

이에 추진위는 차라리 금융당국의 직접적 규제를 받지 않는 상품을 취급하는 거래소로 ‘업종 전환’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증권형이 아닌 디지털상품을 거래할 경우 상법이나 공정거래법 등 기존 법규만 준수하면 될 뿐, 새로 생겨날 여러 금융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래성장성 측면에서도 ‘디지털상품’이 가상자산 못지 않다는 게 김 위원장의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상품’이 새로운 자금 조달 방식으로 떠오르고 그 거래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가상자산이나 STO의 거래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현재 구상하는 거래소가 출범해 안정화되면 이후 취급 상품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해볼 수도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금융당국의 STO 가이드라인 또한 금융당국의 의견일 뿐 이후 입법화 과정에서 무엇이 우리나라의 디지털 경제 대전환을 위해 올바른 방향인지는 다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다른 방향의 입법화 여지도 남겼다.

한편 부산시 관계자는 이러한 변경안에 대해 “추진위가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부산시와 추진위가 함께 충분히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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