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파티 펼쳐지는 ‘바빌론’… 관람 등급은 제각각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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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부터 21세 관람가까지 다양
분류 기준과 항목 국가마다 달라

20세기 초 할리우드가 배경인 영화 ‘바빌론’에서 파티를 즐기고 있는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 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세기 초 할리우드가 배경인 영화 ‘바빌론’에서 파티를 즐기고 있는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 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트럼펫 연주가 끊기지 않는다. 음주와 마약과 섹스가 어우러진 파티가 계속된다. 눈앞에 코끼리가 나타나도 누군가는 쾌락에 집중한다. 20세기 초 미국 캘리포니아 영화판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장면들. 웬만한 영화보다 강렬하다.

영화 ‘바빌론’은 한국에서 이달 1일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개봉했다. ‘노골적으로 묘사한 성행위’와 ‘코로 마약을 흡입’하는 장면 등이 있다는 이유다. 낮에는 영화를 촬영하지만, 밤에는 파티를 즐기는 장면이 수시로 펼쳐진다.

신예 배우로 떠오르는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 분)’와 영화로 꿈을 키우는 ‘매니 토레스(디에고 칼바 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예 배우로 떠오르는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 분)’와 영화로 꿈을 키우는 ‘매니 토레스(디에고 칼바 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런데 해외 관람 등급은 제각각이다. 7일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는 ‘14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했다. 영화에 성적 암시와 마약 사용 장면 등이 포함됐다고 안내하지만, 보호자 지도로 관람할 수 있는 수준이라 판단했다. 스웨덴은 영화 주제가 죽음을 다루고 분위기가 혼란스럽다고 설명하며 ‘15세 이상 관람가’로 결정했다.

미국도 보호자 지도를 조건으로 ‘17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매겼다. 대신 강력하고 조잡한 성적 콘텐츠, 노골적인 신체 노출, 유혈을 동반한 폭력, 약물 사용 장면 등이 포함된 사실을 알린다.

파티장에서 춤을 추는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 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파티장에서 춤을 추는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 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국,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은 모두 ‘18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했다. 영국은 강력한 성적 묘사, 신체 노출, 약물 남용에 유의하라고 안내한다. 아일랜드는 폭력성, 선정성, 대사 등이 강력한 영향을 준다고 봤다. 뉴질랜드도 성적 장면과 폭력, 약물 사용과 모욕적 대사 등에 주의를 요구한다.

싱가포르는 ‘21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했다. 등장인물 성행위와 전면 누드가 묘사된 장면 등이 ‘과도하지 않고 착취적이지 않은 묘사’라고 판단하면서 이러한 등급을 매긴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다른 나라 ‘18세 이상 관람가’와 비슷한 등급이라 볼 수 있다. 담배 구입이 가능한 연령도 21세 이상인 국가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그동안 폭력이나 공포 쪽으로는 등급 분류에 관대한 모습을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성적인 부분은 엄격하게 판단한다는 분석도 있다.

자신에 대한 기사를 쓴 가십 저널리스트 ‘엘리노어 세인트 존(진 스마트 분)’을 찾아간 배우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 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자신에 대한 기사를 쓴 가십 저널리스트 ‘엘리노어 세인트 존(진 스마트 분)’을 찾아간 배우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 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등위 관계자는 “등급을 매기는 기준과 항목이 국가별로 달라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영화 특성에 따라 등급 분류가 다를 때도 있어서 어떤 나라가 엄격한 편인지 쉽게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국가마다 등급 심의에서 특정 장면들이 부각됐지만, ‘바빌론’은 결국 영화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 영화다. 무성영화 시대를 주름 잡은 배우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 분)’와 떠오르는 신인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 분)’가 유성영화 시대를 맞는 이야기를 담았다. 멕시코 출신 청년 ‘매니 토레스(디에고 칼바 분)’를 통해 영화의 역사를 표현하기도 한다.

무성영화 시대를 대표한 배우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 분)’와 영화 제작에 뛰어드는 ‘매니 토레스(디에고 칼바 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무성영화 시대를 대표한 배우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 분)’와 영화 제작에 뛰어드는 ‘매니 토레스(디에고 칼바 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떤 장면에서는 고전 ‘스타 탄생’이 떠오른다. 시대를 뛰어넘는 명작 ‘사랑은 비를 타고’와 ‘오즈의 마법사’ 장면 등도 찾아볼 수 있다. ‘라라랜드’를 연출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과 저스틴 허위츠 음악감독이 다시 합작한 영화다. 음악이 마지막까지 강렬하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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