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에 쏜 5억짜리 미사일, 맞히지도 못하고 호수에 풍덩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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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격추 첫 시도는 실패로
정찰 무관 상업용 비행체 가능성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버지니아비치에서 격추된 비행체를 회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버지니아비치에서 격추된 비행체를 회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군 F-16 전투기가 자국 영공에서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미확인 비행체를 한 번에 격추하지 못해 값비싼 미사일 1기를 낭비하는 대굴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12일 발사된 첫 미사일이 표적을 빗나갔다. 이 미사일은 바로 호수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 의장도 빗나간 미사일에 대해 “해를 끼치지 않고 호수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는 12일 미시간주 휴런호 상공 약 6000m에서 공군 F-16 전투기가 AIM-9 공대공 미사일로 ‘8각형 구조물’을 격추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는 중국 ‘정찰풍선’ 사태 이후 미국 본토 곳곳에서 비행체가 발견되면서 격추 여론이 높아지고 있었다. 실제로 당국은 이들 비행체를 격추하고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런데 마지막 격추 대상이었던 휴런호 상공 비행체에 ‘헛손질’을 한 사실은 발표 때 쏙 빼놨다. 대표적인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인 AIM-9는 발사되는 모습이 마치 뱀이 꿈틀대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사이드와인더’(방울뱀 일종)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가격은 1기에 최소 40만 달러(약 5억 원)에 이른다.

미군이 미사일을 2발이나 발사해야 했던 문제의 ‘8각형 구조물’은 안보 면에서 큰 위해가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중국 등 다른 국가가 보낸 정찰용이 아니라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상업 또는 연구용 풍선일 가능성에 무게에 실리고 있는 것이다. 커비 조정관은 “정보 당국은 비행체들이 상업 또는 연구 단체와 관련된 완전히 무해한 풍선일 수 있다는 설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는 세 개의 비행체가 중국 정찰풍선 프로그램의 일부라는 구체적인 징후를 보지 못 했다”며 “비행체를 다른 국가의 정보 수집 활동으로 확신할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또 연방항공청(FAA)과 함께 확인한 결과 이 비행체들이 미국 정부 소유일 가능성은 제외했으며, 아직 그 어떤 단체나 개인도 비행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모든 것은 잔해를 수거해 분석해야 확실히 알 수 있다면서 비행체가 떨어진 곳에서 수색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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