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휜 다리’ 수술, 금속 기구 제거 후 주의해야”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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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백병원 정형외과 박병규 교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박건보 교수팀 공동연구
"가능한 성장이 마무리됐을 때 금속 제거할 수 있도록 적절한 나이에 수술해야"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정형외과 박병규 교수(왼쪽)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 박건보 교수.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정형외과 박병규 교수(왼쪽)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 박건보 교수.

엑스(X)자 휜 다리 소아 환자가 교정 수술을 받으면 재발 위험뿐 아니라 과교정 또한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정형외과 박병규 교수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 박건보 교수팀은 외반슬(X자 다리) 치료를 위해 성장판 부분 유합술을 받은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성장판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억제해 다리 변형을 교정하는 성장판 부분 유합술은 소아 환자에서 휜 다리의 치료를 위한 수술 방법으로, 상처가 작고 수술 후 일상생활이 가능해 널리 이용되고 있다. 내반슬(O자 다리)의 경우에는 성장판의 외측으로, 외반슬(X자 다리)의 경우 성장판의 내측으로 금속을 위치시켜 부분적으로 성장판의 기능을 억제한다. 이 수술을 받은 소아 환자는 성장하면서 서서히 휜 다리가 교정되며, 교정이 완료된 후 금속 기구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정형외과 박병규 교수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 박건보 교수팀이 공동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금속 기구의 제거 이후에도 교정 효과가 유지되지 않고 다리의 모양이 계속 변화해 재발 또는 과교정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시 환자의 평균 나이는 11.2세였으며 교정이 완료될 때까지 평균 7개월이 소요됐다. 나사못을 사용한 36례와 금속판을 사용한 37례를 성장 완료 후 비교 분석했으며, 금속 제거 시점에서 성장 완료까지 3도 이상의 차이가 있는 경우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정의했다.

그 결과 53%는 교정 효과가 유지됐지만, 나머지는 교정 후 다리 모양이 유지되지 않고 재발 또는 과교정이 나타났다. 성장판 기능 억제를 위해 나사못을 사용했을 때는 금속판에 비해 짧은 교정 기간과 빠른 교정 속도를 보였다. 하지만 금속 제거 후에도 허벅지뼈에서 교정이 지속돼 과교정의 위험이 컸다. 반면에 금속판을 사용했을 때는 허벅지뼈에서 변형이 재발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정강이뼈는 나사못과 금속판에 상관없이 제거 후에도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박병규 교수는 “성장 중인 소아의 휜 다리 교정술을 시행할 때는 가능한 성장이 마무리됐을 때 금속을 제거할 수 있도록 적절한 나이에 수술을 해야 한다”며 “성장이 많이 남은 상태에서 금속을 제거해야 할 경우 수술 부위의 해부학적 특징과 사용한 기구를 고려해 성장 완료까지 교정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제거 시기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BMC Musculoskeletal Disorders’ 2022년 12월호에 게재됐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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