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 고양이에게 손가락을 물렸는데 병원에 가야 할까요?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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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에 물린 교상, 이차 감염 주의해야
손가락 강직, 근력상실 등 합병증 위험
초기에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 받아야


최근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에게 물리는 사고도 늘고 있다. 최근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에게 물리는 사고도 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최대 1500만 명이라는 수치가 제시될 정도로 크게 늘었다.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면서 주위에서 쉽게 개나 고양이를 만날 수 있고, 반려동물에게 물리는 사고 역시 늘고 있다. 다른 사람이 키우는 낯선 동물과 길거리에 있는 동물뿐만 아니라 내가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이 발톱으로 할퀴거나 이빨로 물기도 한다. 주로 손가락에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은데, 개나 고양이에게 손가락을 물렸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장해로 이어질 수 있는 물림 사고

A 씨는 집에서 반려견과 장난을 치다가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물렸다. 손가락에 상처가 생겼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집에 있는 상처 연고를 바르고 밴드를 붙였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자 물린 부위에 통증이 생기면서 벌겋게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이틀이 지나니 손가락을 쓰기조차 힘들어지고 부어오르는 정도가 심해져 잠을 자기도 힘들어졌다. 그다음 날 병원을 방문해 진찰받은 결과 심한 감염으로 수술을 해야 하고 장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니 수부(손)를 중점 진료하는 병원으로 가 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B 씨도 얼마 전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에게 중지 손등 부위를 물렸다. 물린 곳이 붓고 아파서 근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고, 통증이 점차 심해져 손가락을 움직이기가 힘이 들었다. 수부를 중점 진료하는 병원을 찾아가 MRI를 찍은 후 관절 부위에 고름이 차는 화농성 관절염과 뼈가 염증으로 녹은 골수염 진단을 받고 수술했다.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발톱으로 할퀸 상처는 이차 감염만 생기지 않으면 큰 문제가 없지만 이빨에 물린 교상 사고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동물의 이빨에는 혐기성 균이 있는데, 이 혐기성 균은 산소가 없는 곳에서 더 잘 자라는 특성이 있고 항생제로 잘 치료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빨에 물린 교상, 이차 감염 주의

일반적으로 개나 고양이에 의한 교상은 구멍이 나거나 찢어진 상처를 만든다. 파상풍에 대한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 깊은 상처는 너덜너덜한 상처 주변부를 깨끗이 절제하고 세척 후 열어 놓아야 한다. 얕은 상처는 느슨하게 봉합했다가 추후 깨끗해지면 봉합한다. 당장 봉합하지 않고 며칠 상처를 열어 놓았다가 봉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중요한 조직인 신경, 혈관, 힘줄이 손상되면 응급으로 수술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이차적인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손의 감염은 항생제의 발달과 청결한 환경 등에 의해 많이 감소했지만 일단 감염이 진행되면 병적 상태가 장기화하고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 침범당한 조직의 종류에 따라 뼈를 침범하는 골수염, 관절을 침범하는 화농성 관절염, 그리고 연부조직을 침범하는 연부조직 감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부산마이크로병원 공병선 원장은 “손의 감염이 사라지고 난 후에도 손가락의 강직, 근력상실, 구축 등으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시행해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적절한 항생제의 사용, 고름을 뽑아내는 수술적 배농, 괴사조직의 제거 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산마이크로병원 공병선 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부산마이크로병원 제공 부산마이크로병원 공병선 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부산마이크로병원 제공

■감염성 건막염은 조기 치료 중요

손의 연부조직 감염은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손톱주위염, 물갈퀴 공간의 감염, 심부 수부 농양, 감염성 건막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감염성 건막염은 가장 심각한 장해를 초래할 수 있다. 감염성 건막염은 힘줄을 싸고 있는 활액막 자체 또는 활액막 내부에 염증에 생기는 것이다. 주로 손가락을 구부리는 굴곡건을 싸고 있는 건초를 따라 염증이 전파돼 심한 경직과 인대의 파괴, 파열을 유발할 수 있다. 감염성 건초염의 중요한 네 가지 증후로는 손가락의 전반적인 부종, 손가락을 반쯤 구부린 상태로 잘 움직이지 못하는 것, 굴곡건의 건초를 따라서 발생하는 예민한 통증, 손가락을 펼 때 건초를 따라 발생하는 심한 통증이다. 정도가 경미한 경우는 이 네 가지가 모두 다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감염성 건막염이 진행되면 즉각적인 수술적 배농과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수부 감염은 잘 치유되면 특별한 합병증 없이 기능적으로 좋은 결과를 보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적극적인 재활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수부 감염의 치료 원칙은 크게 세 가지이다. 적극적인 약물·수술요법, 수술적 치료 후 즉각적인 운동 시작, 환자가 적극적인 재활 치료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부산마이크로병원 공병선 원장은 “개나 고양이에 의해 물려서 발생한 교상일 경우 가볍게 생각하다 종종 심각한 경우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수부외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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