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금만 210억’ 보이스피싱 해외 조직원 송환…최윗선 ‘그놈’만 남았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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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경찰, 대포폰 모집 부총책 9개월만에 국내로 압송
작년 6월 마닐라서 검거…공범 등 50명 검거·5명 구속
중국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에 5000개 전화 회선 공급
개인정보 도용 내국인 487명…경찰 “조직 총책 추적 중”

울산경찰청은 17일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포폰 모집 부총책 A 씨를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울산경찰청 제공 울산경찰청은 17일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포폰 모집 부총책 A 씨를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울산경찰청 제공
울산경찰청은 17일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포폰 모집 부총책 A 씨를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울산경찰청 제공 울산경찰청은 17일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포폰 모집 부총책 A 씨를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울산경찰청 제공

200억 원대 피해를 내고 수백 명의 명의를 도용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폰 회선’을 공급한 해외 조직원이 17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포폰 회선 모집 부총책 A(40대) 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했다고 밝혔다.

앞서 울산 경찰은 2021년 12월 동구에서 접수한 보이스피싱 사건의 윗선을 캐던 중 다단계 대포폰 조직의 이인자인 A 씨 존재를 확인,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에 공조 요청했다.

경찰은 지난해 6월 필리핀 주재 ‘코리안데스크(한인사건 전담 경찰 부서)’, 현지 이민청 FSU(도피사범추적팀)과 협업해 사기 등 혐의로 10년 동안 해외를 떠돌던 A 씨를 필리핀 마닐라 소재 한 콘도에서 붙잡았으며, 당시 A 씨는 국내 송환을 거부해 현지 구치소에 수감돼 있었다.

경찰은 이날 필리핀에서 강제추방이 확정된 A 씨를 약 9개월 만에 한국으로 송환, 울산으로 호송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A 씨는 2013년부터 인터폴 적색수배를 포함해 총 12건의 수배가 걸린 인물로, 울산 경찰이 A 씨의 사기 죄 등을 조사하면서 새로 확인한 피해금액만 최소 210억 원, A 씨 지시로 범행 과정에서 이용된 체크카드는 551개, 개인정보가 악용된 내국인은 487명에 달했다.

경찰은 그간 A 씨뿐 아니라 필리핀에 있던 공범 등 명의자 모집 부총책 2명, 국내 모집책 5명, 명의자 41명, 수거책 2명 등 조직원 50명을 검거하고 이 중 5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개통비 100만 원, 소개비 50만 원을 지급하며 대포폰 명의자 41명을 모집한 뒤 통신사 ‘타지역 서비스’를 이용해 대포폰 5000여 대를 개통하고 보이스피싱 조직에 장기간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타지역서비스란 추가 전화기 설치없이 가상번호를 개통해 사용 중인 휴대번호와 연결하는 착신전환서비스로, 범행 당시 명의당 최대 150회선의 유선전화를 개통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3월부터는 1개 전화번호당 1개 회선만 추가 개통이 가능해졌다.

경찰은 불법 전화 회선 모집조직 내 A 씨를 포함 2명의 부총책을 검거하면서 이들의 윗선인 ‘조직 총책’의 신원과 행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조직은 중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여러 하부 조직 중 하나여서 수사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폰 전화회선 조직의 총책을 파악하는 대로 보이스피싱 조직의 최 윗선인 상선까지 검거할 수 있도록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보이스피싱 범행 수법이 날로 지능화되고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즉각 112나 관계기관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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