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시오 해류 수온 상승… 정부, 연구 착수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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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한반도 해양위기 신규과제
亞 해역 수온 상승 ‘세계 최고’
아열대성 생물 서식 등 원인 꼽혀

어민들이 지난해 3월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서 갓 잡아온 봄 멸치를 그물에서 털어내고 있다. 부산일보 DB 어민들이 지난해 3월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서 갓 잡아온 봄 멸치를 그물에서 털어내고 있다. 부산일보 DB

한반도 수산자원에 큰 영향을 끼치는 쿠로시오 해류에서 최근 급격한 수온 상승이 나타나면서 정부가 원인 분석과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쿠로시오 해류가 지나는 동아시아 해역은 다양한 해양생물이 포착되는 지역이지만, 고수온 피해로 수산물 어획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23년도 쿠로시오 해류로 인한 한반도 해양위기 대응기술 개발사업 신규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과제는 최근 변동성이 강해지는 쿠로시오 해류가 한반도 해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10일 실시 기관 선정을 위한 공고가 게시됐고, 다음달 수행기관을 선정해 2027년 말 과제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450억 원 예산이 투입된다. 국립수산과학원, 국립해양조사원 등 다른 국가기관과도 협력해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해수부에 따르면 동아시아 해역은 지난 40년간 전 세계에서 수온의 연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장기간 비정상적으로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해양열파(Marine Heatwaves, MHW)로 고수온 피해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산물 어획량 감소는 세계 최대 수준에 달한다.

정부는 동아시아 해역이 직면한 심각한 위협의 원인으로 수온 상승과 더불어 쿠로시오 해류 변화를 지목한다. 쿠로시오 해류는 필리핀 해역에서 시작돼 일본 연안을 따라 북쪽으로 흐르면서 우리나라 해역에 큰 영향을 끼친다.

최근에는 한반도 연안에서 아열대성 해양 미생물이 발생하는 등 쿠로시오 해류 변동의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7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조사에 따르면 제주도에서만 발견되었던 연산호가 동해 해역의 왕돌초에 서식하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쿠로시오 지류인 대마난류의 확장으로 연산호가 동해 해역까지 유입돼 정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해양학계는 쿠로시아 해류에 대한 국제 공동연구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상징후가 하나둘 발견되고 있지만 관련 연구는 미흡한 상황이다. 해류가 지나는 동아시아 해역을 여러 나라가 둘러싸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쿠로시오 난류가 강해지면서 해수면 높이에도 영향을 주고 있고, 특히 동중국해와 남해 해수면 높이가 크게 변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연구를 통해 쿠로시오 해류가 한반도 주변 해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각 지자체의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할 방침이다. 쿠로시오 해류와 한반도 주변 해역 해양현상 관측자료의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태평양 연안국가 3개국 이상의 국제 협력연구 네트워크도 진행할 예정이다.

해수부 해양개발과 관계자는 "이상기후 현상의 원인으로 쿠로시오 해류가 지목되고 있으며, 국제 해양학계도 국제 공동연구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며 "쿠로시오 해류 관측이 부족해 연관성 규명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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