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센텀 붕괴 사고 복구, 전면보강 방식으로 변경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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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대심도 토사유출 브리핑’
붕괴 지점 못 찾아 당초 계획 수정
이달 말까지 일대 교통 통제 실시
시 “사고 수습 비용 시공사 책임”

20일 오후 부산시청 기자실에서 시공사인 롯데건설 김종수 토목사업본부장이 대심도 붕괴사고 공사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부산시 제공 20일 오후 부산시청 기자실에서 시공사인 롯데건설 김종수 토목사업본부장이 대심도 붕괴사고 공사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부산시 제공

만덕~센텀 대심도 토사 붕괴 사고(부산일보 3월 2일 자 1면 등 보도)로 3주째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부산시는 정확한 토사 붕괴 지점을 찾지 못해 보강공법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당초 내년 12월 대심도의 완공 계획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20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만덕~센텀 대심도 토사유출 브리핑’을 열고 토사 붕괴사고 복구계획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애초 지반의 공동(구멍) 부분만 시멘트로 메우는 그라우팅 작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터널 상부와 좌·우측에서 지반의 공동을 찾지 못해 결국 전면 보강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토사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 구멍이 발생한 곳을 시멘트 등으로 메우는 보강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조사 결과 시는 구멍을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사고 주변 20m 구간에서 3~4m 간격으로 직경 90mm 구멍 28개를 내 그라우팅 작업을 실시하는 전면 보강 방식으로 복구 계획을 변경했다.

심성태 시 건설본부장은 “28개 구간으로 나눠 보강작업을 실시하면 기존의 지반보다 훨씬 더 보강되는 셈”이라면서 “공동을 찾지 못한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발생한 대심도 토사 붕괴 사고로 공사장에서 750㎥가량의 토사가 무너져 내렸다. 이후 시와 롯데건설은 그라우팅 작업을 실시해 312㎥가량을 메웠다.

토목학회 전문가들은 공동이 발견되지 않은 점에 대해 지반 자체가 이완돼 공동을 어느 정도 메운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지반보강 작업이 진행되고 지금까지 추가 변이가 발견되지 않아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공사 구간이 활성단층의 영향 아래에 있는데다 앞으로 공사 구간의 지질 상태도 좋지 않아 추가 사고 발생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지반 보강 공사로 인해 시민 불편도 예상된다. 시는 사고 구간인 만덕2터널에서 미남교차로 방향 5개 차로 중에서 2개 차로의 차량 통행을 이달 말까지 매일 오후 9시~다음 날 오전 6시에 통제한다. 지난 15일부터 이 같은 교통 통제가 시작됐고, 그라우팅 보강 작업이 완료되는 이달 말까지 차로를 바꿔 가며 통제가 이뤄진다. 시속 70km에서 25km로 속도를 낮춘 도시철도 3호선 만덕∼미남역 구간의 열차 운행은 이달 31일로 예정된 토목학회 자문위원회 검증을 거쳐 서행 해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시는 붕괴 사고 이후 지반 보강 작업 등으로 한 달 이상의 시간과 추가 사업비가 소요됐지만, 시가 재정을 더 투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심도 공사가 민자사업인 만큼 시공사인 롯데건설 측이 사고와 이후 수습 비용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롯데건설 측은 이번 사고로 당초 내년 12월 완공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다른 구간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완공 시점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대심도 시공사인 롯데건설 대표와 공사 책임자 등을 만난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청에 온 이후 이런 사고는 처음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단단히 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건설 측은 붕괴 사고 발생에 사과하고 완공까지 철저한 안전 강화를 약속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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