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전날 KBO 압색…선수는 성범죄, 단장은 뒷돈 “왜 이러나”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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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간부, 중계권 대가로 금품 받았다는 혐의
롯데 서준원은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배포 혐의
기아 장정석 전 단장, 계약 과정서 뒷돈 요구
WBC 충격 탈락 이후 야구 팬 이탈 급속화 가능성

검찰이 프로야구 개막을 하루 앞둔 31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압수수색 중이다. 검찰은 KBO 간부와 SPOTV 등 TV 채널 등을 운영하는 스포츠마케팅 업체 에이클라와 관련된 배임수재 혐의를 포착해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KBO의 모습. 연합뉴스 검찰이 프로야구 개막을 하루 앞둔 31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압수수색 중이다. 검찰은 KBO 간부와 SPOTV 등 TV 채널 등을 운영하는 스포츠마케팅 업체 에이클라와 관련된 배임수재 혐의를 포착해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KBO의 모습. 연합뉴스

2023 한국프로야구 개막을 하루 앞두고 검찰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그 자회사의 중계권과 관련한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세계무대에서의 충격적인 성적표에 이어 선수의 성범죄, 단장의 뒷돈 요구 등 잇단 악재에 프로야구의 위상이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수민)는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O 사무국과 그 자회사 케이비오피(KBOP)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KBOP는 리그 스폰서십 선정 관리나 리그 공식 후원사 유치 관리, 각 구단에서 위임받은 통합 상품화 사업, 리그 중계권 사업 등을 맡고 있는 회사다.

검찰은 KBO 간부 A 씨와 SPOTV 등 TV 채널 등을 운영하는 스포츠마케팅 업체 에이클라와 관련된 배임수재 혐의를 포착해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계권 이권을 두고 A 씨가 직무를 이용해 혜택을 주고 그 대가로 금품이 전해졌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게 수사의 방향이다. 앞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5월 에이클라 대표의 10억 원대 횡령 혐의를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경찰은 횡령금 중 일부가 A 씨의 아내에게 급여 명목으로 흘러간 사실을 포착해 수사를 벌였으나 불송치 처분했다.

하지만 검찰은 사실상 재수사를 벌여 이같은 의혹에 혐의점이 있다고 보고 강제 수사에 나섰다. 이날 검찰의 강제수사는 공교롭게 올해 KBO 정규시즌이 개막하기 하루 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 부산일보 DB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 부산일보 DB

2023 시즌을 앞둔 한국 프로야구에는 악재가 끊이질 않는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이 미성년자의 성착취물을 제작, 배포한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최미화)는 23일 아동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서준원을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준원은 2022년 8월께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미성년 피해자에게 신체 사진을 찍어 전송하도록 해 아동 청소년의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불구속으로 송치받은 이후 보완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도주의 염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롯데 자이언츠는 서준원을 방출하면서 “선수의 관리 소홀을 인정하고 앞으로 엄격하게 성인지 교육을 시행하여 엄정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 29일에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장정석 단장이 지난해 포수 박동원(현 LG 트윈스)과 계약 조율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해임됐다.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장. 부산일보 DB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장. 부산일보 DB

KIA 구단은 “장정석 단장이 지난해 모 선수와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를 했다는 제보를 지난주에 받았다”며 “소속 선수와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라는 그릇된 처신은 용납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동원 측은 계약 협상 과정에서 장 단장이 뒷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KIA 구단은 이에 장정석 단장에게 해명을 요구했고, 장 단장은 농담성 발언이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프로야구가 세계 무대에서 ‘수준 미달’이었다는 점이 드러난 직후 대형 악재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질타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다.

4강을 목표로 출항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은 1라운드 탈락의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 대표팀의 준비 과정은 물론이고, 외향을 키우다가 내실은 다지지 못한 야구계 전체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프로야구에 믿음을 보여줬던 팬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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