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원대 보이스피싱 일당, 070번호 010으로 바꿔준 일당 등 검거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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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 해외 번호를 010으로 바꾸는 데 쓰인 변작 중계기가 땅 속에 묻혀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070 해외 번호를 010으로 바꾸는 데 쓰인 변작 중계기가 땅 속에 묻혀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해외에서 활동하며 20억 원대의 보이스피싱 범죄를 벌인 일당과 보이스피싱 전화에 찍히는 ‘070’ 번호를 ‘010’으로 바꿔준 일당이 잇달아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22명을 붙잡아 A 씨 등 12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A 씨 등 일당 9명은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중국 청도 등 6곳에서 기업형 사기 조직을 결성해,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하며 보이스피싱으로 229명으로부터 26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 등은 중국에서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을 빌려 범행 장비를 갖추고 총책과 콜센터 상담원, 대포통장 모집책, 현금 전달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사기 행각을 벌였다.

또 B 씨 등 12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에서 사기 전화 발신 번호를 조작하는 변작 중계기를 관리하는 등 보이스피싱 범행을 도와 45명으로부터 24억 원 상당을 뺏는 데 가담한 혐의다. 이들의 도움으로 해외콜센터에서 발신한 보이스피싱 전화는 번호가 070에서 010으로 변경돼 걸렸다.

B 씨 일당은 모텔이나 원룸에 중계기를 설치해 운용했고, 아예 변작 중계기에 배터리를 연결해 땅속에 묻기도 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 450대, 유심 2000여 개, 중계기 3대를 압수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금융기관은 공식 앱스토어가 아닌 모바일메신저나 문자메시지로 앱 설치를 요구하지 않고, 수사 기관도 영장이나 공문서를 보내지 않는다”며 “현금이나 가상자산, 문화상품권을 요구한다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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