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극 창시자와 ‘호랑이 배우’까지… 극단 자갈치 ‘광대열전’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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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택·김헌근 등 명품 공연 선보여
자갈치 연극까지 4~6월 관객 만나

한국 마당극 창시자로 꼽히는 임진택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공연 모습. 극단 자갈치 제공 한국 마당극 창시자로 꼽히는 임진택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공연 모습. 극단 자갈치 제공

광대들이 노래하고 몸짓을 선보인다. 한국 마당극 창시자와 ‘호랑이 배우’가 부산에서 명품 공연을 펼친다. 부산 극단 자갈치는 그러한 광대들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은 연극으로 관객을 만난다.

극단 자갈치는 올해 특별기획공연 ‘광대열전-무소의 뿔처럼’을 부산 금정구 부곡동 신명천지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달 29일 창작 판소리 선구자인 임진택 ‘소리내력’, 다음 달 24일 배우 1인 공연 ‘김헌근의 호랑이 이야기’, 6월 9~10일 극단 자갈치 ‘파우스트와 카바레뜨’를 연이어 선보인다.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인 임진택은 판소리 달인이자 마당극 창시자다. ‘소리내력’은 고 김지하 시인 담시인 ‘비어’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시골에서 삶의 터전을 서울로 옮긴 ‘안도’가 지친 마음에 ‘에잇, 개 같은 세상’이라는 욕을 했다가 유언비어 죄로 잡혀가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재판을 받은 안도는 결국 억울하게 참수형에 처해지고, 지금도 감옥 벽을 몸으로 찧는 소리가 들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창작 판소리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랑이 이야기’ 공연에서 10명 이상 인물을 연기하는 김헌근 배우. 극단 자갈치 제공 ‘호랑이 이야기’ 공연에서 10명 이상 인물을 연기하는 김헌근 배우. 극단 자갈치 제공

1999년부터 지속된 공연 ‘김헌근의 호랑이 이야기’는 암울한 시대에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그린다. 김헌근 배우 홀로 이야기꾼 김 씨, 바우할배, 손자, 어미 호랑이, 새끼 호랑이, 동료 독립군, 마을 사람, 약장사 등 10명 이상 인물을 연기한다. 1시간 반 넘게 쉼 없이 펼쳐지는 몸짓은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작품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다리오 포의 모노드라마 ‘호랑이 이야기’를 한국에 맞게 각색했다. 호랑이는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끝까지 버티는 사람들에 비유된다. 작품은 일제 강점기 경상도 시골에서 만주로 피신한 바우할배가 독립군 전투에 참여하고, 부상을 당한 뒤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호랑이는 바우할배 상처를 핥아주며 젖을 주지만, 그들이 가족처럼 지낸 이야기를 마을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극단 자갈치는 ‘파우스트와 카바레뜨’를 무대에 올린다. 오로지 한길을 걸어온 광대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마음을 담았다. 세계 문학 고전인 괴테의 ‘파우스트’를 한국에 맞게 각색했다. 강미정 연출가가 1부 ‘파우스트 그 프롤로그’, 손재서 연출가가 2부 ‘생각의 탄생’을 맡는다. 정승청, 홍순연, 이미화, 전성호, 손재서, 박은주, 김여진 배우가 출연한다.

극단 자갈치 ‘광대열전-무소의 뿔처럼’ 포스터. 극단 자갈치 제공 극단 자갈치 ‘광대열전-무소의 뿔처럼’ 포스터. 극단 자갈치 제공

극단 자갈치 홍순연 대표는 “이번에 새단장을 한 신명천지소극장에서 매달 특별한 공연을 선보이고자 한다”며 “약 30년 전에도 소극장에서 공연한 임진택 선생을 모신 데다 2세대 김헌근 배우와 3세대 자갈치 단원들이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기획공연은 올해 부산시, 부산문화재단 공연장 연계 예술 단체 육성 지원 사업으로 진행된다. 80석 한정인 공연은 극단 자갈치 홈페이지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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