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총선 일타강의] 재선 여부 ‘부산 여성 정치’ 변곡점… 가장 큰 과제는 ‘공천’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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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총선 일타강의] ② 부산 여성 초선 2인 운명은

황보승희·김미애 ‘첫 복수 당선’
정치 스타일 등 정반대 캐릭터
동서 ‘지역 부흥’ 비슷한 숙제 안아
여 ‘물갈이 대상’ 포함 여부 ‘촉각’

21대 총선에서 ‘복수 여성 지역구 당선인’ 시대를 연 황보승희(왼쪽), 김미애 의원의 재선 여부가 관심을 끈다. 황보승희·김미애 의원실 제공 21대 총선에서 ‘복수 여성 지역구 당선인’ 시대를 연 황보승희(왼쪽), 김미애 의원의 재선 여부가 관심을 끈다. 황보승희·김미애 의원실 제공

부산 여성 현역 의원들의 재선 여부도 2024년 총선 관전포인트의 하나다. 부산은 오랜 기간 남성 의원들의 ‘지역구 싹쓸이’가 이어졌다. 21대 총선에서 처음 ‘복수 여성 지역구 당선인’ 시대를 연 황보승희, 김미애(지역구 편제 순) 의원의 재선 고지 등정이 주목받는 이유다.

부산의 경우 1963년 6대 총선에서 2000년 16대 총선까지 11차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 여성 당선인이 없었다. 한국 첫 여성 당수를 지낸 박순천 여사가 4대(1958년), 5대(1960년) 총선에서 부산에 연속 출마해 당선된 것이 부산의 여성 정치사의 ‘하이라이트’였다.

박 여사 이후 부산 총선에서 지역구 여성 당선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국구나 비례대표로 명맥을 잇던 부산 여성 국회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김희정 전 의원이 연제구에서 당선되며 명맥을 이었다. 그는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19대 총선에서 다시 당선돼 지역구 여성 재선의원이 됐다. 여성 정치인에겐 부산은 그야말로 험지였다.


21대 총선에서 황보 의원과 김 의원이 배지를 달면서 최초의 여성 지역구 복수 의원 시대가 열렸다. 국민의힘 소속인 두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보수 정당 우세라는 이념 지형의 혜택 덕분에 당선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나란히 21대 국회에 진출한 황보 의원과 김 의원은 협력보다는 경쟁 관계에 가깝다는 평가다. 경력부터 정치스타일까지 판이하게 달랐다. 영도여고 학생회장 출신으로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황보 의원은 대학시절 국회 인턴으로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구의원(3선), 시의원(재선)을 거쳐 국회의원까지 전형적인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반면 포항여고를 중퇴하고 방직공장에서 일하다 ‘주경야독’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경력의 김 의원은 2019년까지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2019년 자유한국당 해운대을 당협위원장을 맡으며 정치에 본격 입문한 김 의원은 1년여 만인 2020년 21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두 의원은 당선 이후 차례로 국민의힘 대변인에 임명,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황보 의원은 이준석 대표 시절 수석대변인을 맡았고 김 의원은 주호영 원내대표 시절 원내대변인으로 활동했다. 두 의원의 공격 포인트는 차이가 있었다. 황보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조민씨 부정 입학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고,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집중 공격했다.

국회 발언 주제도 달랐다. 국회도서관의 국회회의록 분석자료에 따르면 황보 의원의 국회 발언 주요 키워드는 ‘KBS’ ‘MBC’ 등 방송 공정성 문제였다. 김 의원의 주요 키워드는 ‘입양’ ‘보호’ 등 가족과 입양에 맞춰졌다. 두 의원은 사적으로도 ‘소원한 관계’를 넘어 ‘불편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산과 동부산의 핵심 지역을 책임지는 두 의원은 ‘지역 현안’에서 비슷한 숙제를 안고 있다. 황보 의원은 중구, 영도구의 ‘원도심 활성화’가 숙제다. 김 의원도 부산의 소외 지역이던 반여, 반송 지역을 개발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황보 의원은 “2030부산세계박람회를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김 의원은 “해운대구청 이전, 센텀2지구 개발을 통해 반여, 반송을 완전히 바꿔놓겠다”고 벼른다.

두 사람의 재선가도에 가장 큰 과제는 ‘공천’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보수정당의 부산 총선 전략인 ‘물갈이’가 두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선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황보 의원은 “지방소멸과 인구위기 문제 해결에 앞장서서 중·영도구 지역이 좋은 성공모델을 만든다면 유권자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변호사 시절부터 약자를 위해 일했고 국회에서도 입양 활성화 등의 입법에 노력한 사실을 당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면서 “해운대 발전 전략도 수립돼 있어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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