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배 폭증 '재난 문자 폭탄' 막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행안부 “긴급정보만 송출”

행정안전부가 국민의 피로감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달부터 재난문자 발송을 줄이고 긴급하고 필요한 정보만 송출하기로 했다.

7일 행안부에 따르면 재난문자는 2019년까지 연평균 414건 송출됐지만, 2020년부터 코로나19 안내문자 발송에 따라 2022년까지 3년간 연평균 5만 4402건으로 131배 급증해 재난문자 확인에 대한 피로감이 커졌다.

지난 1월 강화도 해상에서 규모 3.7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한밤중에 요란하게 울린 재난문자 알림에 많은 수도권 주민이 잠에서 깼다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겨울철 대설 특보 시 단순 빙판길 안전운전 안내, 빈번한 실종자 찾기 안내 문자 등으로 국민 불편이 지적되기도 했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과다한 재난문자가 오히려 경각심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에 따라 필요성과 상황에 맞는 송출기준으로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기상청,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재난문자 송출기준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2021년 4월부터 호우, 태풍, 대설의 경우 출퇴근 시간대에는 ‘빙판길 조심’ 등 단순 안내는 발송하지 않고 도로통제 시에만 문자를 보내도록 한 규정을 오는 10일부터 시행한다.

지진 재난문자는 기상청에서 송출 대상지역을 현행 광역 시·도 단위에서 내년부터 시·군·구 단위로 세밀하게 좁혀 약한 진동을 느끼거나 거의 진동을 느끼지 못하는 원거리 지역 주민에게는 재난문자가 송출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1시간에 50mm 이상이고 3시간에 90mm 이상인 극한 호우가 예상되면 기상청이 행안부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읍면동 단위로 위험지역에 있는 주민에게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한다.

행안부는 이를 위해 재난문자방송 기준·운영규정을 개정했으며, 다음 달 15일부터 수도권에서 시범운영한 뒤 내년 5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