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도 행복한 세상… 수익금 유기견센터로”
펫 플리마켓 3년째 열려
셀러·기업 잇단 물품 지원
함께 즐기는 이벤트 풍성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부산의 한 애견 동반 카페에서 ‘펫 플리마켓’이 열렸다. 견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강아지들은 아이처럼 즐거워했고, 플리마켓 수익은 유기견센터에 전액 기부돼 감동을 전한다.
7일 오전 10시 연제구 연산동의 애견 동반 카페 ‘월월월 앳더 모먼츠’에서 ‘월스펫플리마켓’ 행사가 열렸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30평 남짓한 공간은 플리마켓을 찾은 반려인들과 반려견들로 가득 찼다. 행사를 찾은 이들은 강아지와 함께 필요한 물건을 둘러보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반려견과 함께 플리마켓을 찾은 김효진(39) 씨는 “유기견을 돕기 위한 취지에 공감해 3~4번 쓴 가방을 기부했다”며 “‘개린이날’을 맞아 선물도 구매했는데 강아지가 너무 좋아한다”며 미소 지었다.
‘월스펫플리마켓’은 의류, 액세서리, 간식, 리드줄, 가방 등 반려인들이 기부하는 중고 펫 용품과 펫 관련 브랜드들의 협찬으로 만들어지는 유기견 후원 행사다. 22명의 기부 셀러들이 참여했으며 26개의 기업에서 물품 협찬과 재능 기부 방식으로 힘을 보탰다.
행사는 올해로 3년째를 맞이했다. 2021년 첫 행사에선 100만 원, 지난해에는 340만 원이 모였다. 올해는 행사가 끝나기 전 작년 모금액을 넘어서는 등 뜨거운 성원을 받고 있다. 이렇게 모인 금액은 부산 지역 내 유기견센터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반려견들은 ‘댕댕대회’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장기를 뽐내기도 했다. 직원의 ‘기다려’라는 말에 가장 오랫동안 기다린 강아지에게 경품이 주어지는 방식이다. 견주와 직원이 동시에 강아지 이름을 부른 뒤 강아지가 도착한 곳에 놓인 선물을 주는 행사도 열렸다. 상품은 모두 유기견 후원을 위해 기부된 물품이다.
반려견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김세린(29) 씨는 “작년에는 물건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는데 올해는 직접 행사에 와 보니 반려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많아 좋았다”며 “유기견 2마리를 입양해 2년째 키우고 있는 주인으로서 이런 행사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펫플리마켓이 부산시의 청년프로그램에 선정되며 단순 기부를 넘어 유기견 봉사활동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펫플리마켓 행사 이후 유기견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모집해 봉사활동에 필요한 산책 교육, 사진 촬영 교육 등을 이수한 후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커뮤니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행사를 기획한 황라겸 대표는 “2021년 봉사를 통해 만난 유기견들이 입양자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 눈에 밟혀 이 같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모든 강아지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