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기리는 ‘울산 큰 바위 얼굴’ 성사될까?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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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울산과기원 인근 산자락에
정주영 등 30~40m 흉상 추진
250억 추경 6월 시의회에 상정

울산과학기술원 인근 야산에 추진되는 위대한 기업인 조형물 조감도. 울산시 제공 울산과학기술원 인근 야산에 추진되는 위대한 기업인 조형물 조감도. 울산시 제공

울산의 관문인 KTX울산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인근 산자락에 위대한 기업인을 기념하는 거대 조각상을 설치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미국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러시모어산 '큰 바위 얼굴'처럼 기업인 흉상을 만든다는 것이다.

울산시는 28일 "국가와 울산 경제를 빛낸 위대한 기업인의 업적을 알리고 불굴의 기업가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위대한 기업인 기념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산업 수도’ 울산이 국가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노동자를 위해서는 ‘울산 명장’ 선정 등 각종 기념사업을 활발히 벌였지만, 기업인에 대한 예우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판단에서다.

거론되는 인물은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초대 회장, SK를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고 최종현 회장 등이다. 시는 조만간 ‘위대한 기업인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해당 기업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사업 예정지는 국도24호선과 울산고속도로가 교차하는 태화강 무동교에서 울산과학기술원 방향 벼락수골 쪽에 위치한 193-5번지 일원 약 4만㎡ 산자락이다. KTX울산역과 멀지 않고 교통량이 많아 흉상을 설치할 경우 쉽게 눈에 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고려됐다. 시는 이곳에 내년 8월까지 30~40m 크기의 기업인 흉상을 건립할 예정이다. 20m 기단까지 포함하면 흉상 높이는 최대 60m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최소 2인 이상 기업인 흉상을 동시에 건립할 계획이다.

이 사업의 관건은 기업인 후손의 동의 여부와 시민 공감대 형성으로 압축된다. 시는 최근 울산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 등으로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선대 기업인의 흉상 제작에 동의하고 초상권 사용을 허락해 달라는 게 골자다.

다만, 시에서는 기업인 후손의 동의를 얻어놓고도 정작 선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결례가 발생할지 않을까 고민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또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시민 여론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시는 지난 26일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기업인 기념사업에 총 250억 원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의 약 88%를 차지한다.

시 관계자는 “추경 예산이나 관련 조례가 오는 6월 시의회를 통과하고, 추진위원회 구성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시민 여론을 면밀히 살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추경 예산안은 다음 달 7일부터 열리는 시의회 정례회에 상정해 심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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