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찾은 한 총리 "탄소중립건물 정책 발굴"
에코델타 스마트빌리지 등 방문
그린 리모델링, 부산 가장 많아
한덕수 국무총리(사진)는 30일 부산에 위치한 에너지 자립형 건축물인 부산수학문화관과 에코델타시티 스마트빌리지를 방문했다. 이날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작년에 신축된 부산수학문화관은 옥상에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됐으며 고효율 열펌프와 고성능 단열시공이 돼 있어 에너지 자립률이 43%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제로에너지 건축물' 4등급 인증을 받았다.
부산수학문화관을 찾은 한 총리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효율 단열시스템과 열 회수형 환기시스템, 고효율 조명시스템 등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한 총리가 뒤이어 방문한 부산 스마트빌리지는 태양광, 수열, 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해 2021년 미래형 친환경 수소 도시인 에코델타에 지어졌다. 총 56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시범 단지로, 에너지자립률이 100%를 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1등급 단지다.
한 총리는 스마트빌리지에서 에너지 활용 현황과 수열·지열 관리시스템 기술 관련 설명을 듣고 세대 내 신재생에너지 기술과 건물 합벽 시공, 고성능 창호, 외단열, 고기밀(공기가 새지 않음) 시설을 둘러봤다. 한 총리는 방문 현장에서 업계 간담회를 진행해 탄소중립 건축 시장과 관련한 건의 사항을 들었다.
부산수학문화관 설계사인 ING 건축사사무소는 연면적 500㎡ 이상 공공기관 건물이 의무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제로에너지 등급이 올해 5등급(자립률 20%)에서 2025년 4등급(자립률 40%)으로 상향 조정되는 점을 언급했다. ING건축사사무소는 이 같은 에너지자립률 기준을 맞추기 어려운 공공기관들을 위해서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또 친환경 건축 시공사인 동성산업은 비수도권에 제로에너지 건축물 관련 전문업체가 부족해 설계와 시공이 어렵다고 호소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이어 스마트빌리지 컨설팅사인 청연은 기밀 성능 확보를 위한 구체적 기준과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회사는 건물 에너지관리시스템(BEMS) 관련 사후 수리(A/S)가 미흡하고 과도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국토교통부, 부산광역시, 부산광역시교육청, 한국에너지공단 등은 건물 탄소중립 정책 현황과 계획을 보고했다.
한 총리는 "기후변화 시대에 필요한 건물은 빠르게 지을 수 있는 건물보다는 에너지 자립성과 효율성을 갖추고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지는 지속 가능한 건축물"이라면서 "오늘 제기된 의견을 토대로 탄소중립 건물 실현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부산은 한국 7개 특별·광역시 중 민간 부문에서 기존 건물을 친환경 발전 시설로 '그린 리모델링'한 사례가 작년 말 기준 9059건으로 가장 많다고 총리실은 소개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