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는 어업'만으로 생존 못한다… 외연 확장 '시동'
암남어촌계, 송도어촌계로 명칭 변경
수익사업 위해 인지도 높은 이름으로
위판량 준 민락위판장, 용도 확장 검토
어촌계들이 수산자원 감소로 '잡는 어업'을 넘어 다양한 수익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암남어촌계는 이를 위해 어촌계 명칭을 송도어촌계로 바꿨다. 부산 암남공원 해녀촌. 부산일보 DB
수산자원 감소로 '잡는 어업'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게 된 부산 지역 어업인 단체들이 수익사업을 통한 외연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이를 위해 인지도가 높은 지역명으로 어촌계 명칭을 바꾸는가 하면, 도심 위판장의 용도를 확장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부산 암남동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암남어촌계는 지난 4월 정관 개정작업을 완료하고 어촌계 명칭을 '송도어촌계'로 변경했다고 6일 밝혔다. 송도어촌계는 1960년대 결성됐으며, 현재 27명의 조합원이 활동한다. 수십 년간 사용한 '암남'이라는 이름 대신 '송도'라는 명칭을 택한 이유는 다양한 수익사업 추진과 관련이 있다.
송도어촌계는 향후 회센터, 숙박업소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어촌계 명칭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인지도가 낮은 '암남'이라는 명칭 대신 어촌계와 가까운 우리나라 최초 공설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의 명칭을 따서 많은 사람에게 친숙한 '송도'로 이름을 바꿨다는 것이다.
관광객들에게 송도어촌계는 '암남공원 해녀촌'으로 유명하다. 아담한 항구 바로 앞 노상포차에서 자연산 해산물을 즐길 수 있어 주변 횟집과 함께 젊은 세대 방문이 늘고 있다. 부산은 물론 타지에서도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앞서 송도어촌계가 주로 활동하는 암남항은 2021년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2022 어촌뉴딜300 사업'에도 선정됐다. 해수부는 2019년부터 낙후된 어촌의 필수 기반 시설을 현대화하고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특화개발을 추진하는 어촌뉴딜300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송도어촌계 관계자는 "어촌계가 이제는 '잡는 어업'만으로는 장기적으로 존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수십 년 동안 사용한 어촌계 이름을 바꾼 이유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자 하는 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위판물량이 줄어든 위판장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다. 부산시수협은 수영구 민락동의 민락위판장을 위판장과 더불어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부산시와 협의 중이다.
1999년 준공된 민락위판장은 2013년 위판고 47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위판량이 점점 감소해 지난해는 8억 원대까지 줄었다. 주요 거래 어종은 아귀와 오징어 등이다. 수산자원이 감소하는 데다, 어민 어획물 대부분이 민락항 인근에 있는 수산물 판매업체와 민락어민활어직판장 등을 통해 개별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위판장 기능을 유지하되 이와 연계한 다른 수익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한 상황이다.
부산시수협 관계자는 "민락위판장은 위판장으로서의 기능을 많이 상실했지만, 어가 소득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득사업을 펼칠 필요가 있다"며 "민락위판장을 위판과 판매 기능을 연계해 높은 어업 소득을 거두는 융복합 시설로 전환하기 위해 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