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싱하이밍 中대사 발언에 "그런 태도 마땅치는 않아"
지난 8일 회동에서 한국 외교 비난한데 대해 반박
"다만 관계개선 방향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한 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0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우리 정부의 외교 기조를 강하게 비난한 데 대해 "중국 정부의 그런 태도가 마땅치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싸우러 간 것도 아니고, 관계를 개선하고 대한민국 국익을 좀 더 지켜내기 위해 협조할 방향들을 찾아내는 게 더 중요한 일이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싱 대사는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이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면서 한국 정부의 대미 밀착 기조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자 역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 현장은 취재진에 공개되고 유튜브로도 생중계됐다. 외교사절이 주재국 정부의 대외정책에 노골적으로 날을 세우는 발언을, 그것도 주재국 야당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한편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호국영웅들을 홀대하면서 '침략국' 중국 대사 앞에서는 굽신거리고 있다"며 비난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이 최원일 전 천안함장의 이 대표 면담 요구를 거부했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이 대표와 민주당에 호국보훈은 도대체 어떤 의미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대표는 "틈만 나면 호국영웅들에 대한 폄훼와 비하에 급급한 민주당이 우리나라를 침략한 중국의 대사 앞에서는 다소곳하게 두 손 모아 오만불손한 발언을 열심히 받아 적으면서 굽신거리는 모습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또 "이 나라의 자존심과 국익은 입에 발린 구호일 뿐이고, 윤석열 정부를 깎아내릴 수만 있다면 중국에 대한 굴욕쯤은 괜찮다는 그 천박한 인식을 언제쯤에나 버릴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