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김기현 대표 취임 100일 “민심 공천으로 내년 총선서 과반 의석 기필코 확보”
기자회견서 총선 필승 의지 피력
“완벽한 비정상의 정상화” 강조
잇단 설화 등 내홍 거쳐 안정세
중도 확장성에 한계 평가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취임 100일을 맞아 내년 총선에서 “능력 중심의 민심 공천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는 내년 총선을 절체절명의 선거라고 강조하면서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 윤석열 정부의 ‘완전한 정상화’에 앞장서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3·8 전당대회 갈등과 당 최고위원의 잇따른 설화 등으로 내홍을 겪었지만, 취임 100일에 접어든 ‘김기현호’가 안정세를 찾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답보 상태를 거듭하는 국민의힘 지지율과 수도권과 청년층의 지지세 확장은 여전한 숙제로 남아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헌·당규에 의한 시스템 공천을 철저히 하고, 공천 과정에 사심 개입이 배제되도록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취임 100일인 오늘은 2024년 4월 10일에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을 정확히 300일 앞둔 날이기도 하다”며 “지난해 대선에서의 시대정신이 ‘공정과 정의’였다면, 내년 총선에서의 시대정신은 ‘완벽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 여소야대 지형을 허물고 윤 정부의 개혁 과제를 완수하겠다는 의미이다.
김 대표는 집값 폭등, 전·월세난, 일자리 증발, 세금폭탄, 소득주도성장, 정부 보조금 빼먹기, 건폭, 원전 폐기 등 지난 정권의 ‘비정상’ 사례를 열거하면서 “무능한 지난 민주당 정권이 추진했던 그릇된 정책들은 부메랑이 돼 지금 국민의 삶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오직 민생과 국익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겠다. 진영 논리가 아니라, 전문성을 가진 올바른 인사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 등 나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가야 할 올바른 길은 흔들림 없이 결연히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의 잇따른 악재에도 당 지지율 반등에 영향이 없는 건 김기현 체제의 한계라는 우려도 있다. 영남·주류 중심의 김기현 지도부가 중도 확장성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발 김남국 코인 논란과 돈봉투 사건 등의 효과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실제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지지율 반등은 물론 수도권과 청년층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다. 김 대표도 청년층과 중도층 공략에 나서면서 당을 ‘총선 모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0일이 당내 혼란을 극복해 당을 안정화하는 데 방점을 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외연 확장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이겠다”며 “당의 취약지역, 취약 세대, 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과 예산을 보다 각별하게 챙기고, 더 자주 만나 뵙고 허심탄회한 바닥 민심을 듣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실과의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수시로 이뤄지는 윤 대통령과의 회동과 당정협의회 등을 통해 ‘당·정·대 원팀’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김 대표는 “당이 민심의 전달자가 되어,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등 당과 원팀으로 하모니를 이루는 ‘건강한 당-정-대 관계’도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의 도덕성 확립을 강조하면서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는 “여의도 제1당이 ‘중도·무당층’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들께서 우리 정치에 등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각종 불법과 부정부패, 비위 등 도덕 불감증에 기인한다”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도덕성을 가진 인사들과 철저하게 선을 그어, 수준 높은 도덕성을 확립함으로써 ‘범죄 비리 옹호당’으로 전락한 민주당과 다르다는 것을 국민 앞에 확실히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