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만 불쌍하지" 尹 수능발언에 현우진 등 일타강사 소신 목소리 냈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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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터디 소속 수학영역 강사 현우진.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메가스터디 소속 수학영역 강사 현우진.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교과과정 내에서 출제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수능' 지시와 관련해 이른바 '일타 강사'들도 소신 발언을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수능의 경우) 변별력은 갖추되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다루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두고 윤 대통령이 최근 수년간 이어진 '불수능' 논란과 수능의 초고난도 문항(킬러문항)을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사실상 '쉬운 수능'을 주문하자 현우진·이다지 등 사교육을 대표하는 소위 '일타 강사'들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잇따라 비판하는 글을 게재하고 있다.

메가스터디 소속 현우진 수학강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애들만 불쌍하지…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혼란인데"라며 학생들을 향해 "앞으로는 뭐가 어떻게 어떤 난이도로 출제될지 종잡을 수 없으니 모든 시나리오를 다 대비하는 수밖에 없겠다. EBS 꼭 챙겨서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비판적인 사고는 중요하지만 적어도 테스팅에서는 모든 것이 나올 수 있다는 비 비판적인 사고로 마음을 여시길"이라고 덧붙였다.

국어영역 강사 이원준 씨는 "한국은 교육 면에서 비교적 평등하면서도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강한 사회이고, 젊은이들이 무기력한 일본·영국이나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학력이 세습되는 미국에 비해 한국은 공정함과 효율성을 갖추고 있다"고 현재 수능 제도를 옹호했다.

그러면서 "더 좋은 대안이 없다면 섣부른 개입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원인이 된다"면서 자신이 가르치는 영역이자 이번 윤 대통령 지시의 대표적인 대상으로 지목된 비문학 영역에 대해 "수능 비문학은 비판적 사고력을 배양하려는 세계적 추세에 맞는 시험이다. 수능 비문학을 무력화하면 수능 국어 시험은 인공지능 시대에 고전 문학이나 중세국어 위주로 가게 되고, 한국 엘리트들은 국가 경쟁력을 잃고 뒤처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역사강사 이다지 씨도 "학교마다, 선생님마다 가르치는 게 천차만별이고, 심지어 개설되지 않은 과목도 있는데 '학교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수능을 칠 수 있게 하라'는 메시지라"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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