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출마” 4선 군수 오규석 등판에 복잡해진 총선 방정식[PK 총선 일타강의]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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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총선 일타강의] 12. 격전지 떠오른 부산 기장

오 전 군수, 총선 출마 공식 선언
청렴 정치 선언하며 승리 자신감
청년 지지층 얕고 독선 색채 약점
친윤 눈도장 국힘 정동만 수성전
보수표 갈려 민주 최택용 기대감
신도시 젊은 층 표심도 변수 작용

오규석 전 부산 기장군수가 내년 22대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기장 총선이 한층 복잡다단한 구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정동만 국회의원, 민주당 최택용 기장군지역위원장, 오규석 전 군수. 부산일보DB 오규석 전 부산 기장군수가 내년 22대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기장 총선이 한층 복잡다단한 구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정동만 국회의원, 민주당 최택용 기장군지역위원장, 오규석 전 군수. 부산일보DB

4선 군수 출신 오규석 전 부산 기장군수가 내년 22대 총선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 지역 인지도를 앞세운 오 전 군수 등장에 내년 기장 총선이 국민의힘 현역 정동만 의원과 민주당 최택용 기장군지역위원장을 비롯해 한층 복잡다단한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범보수층 분열 여부와 젊은 층 표심이 핵심 변수로 꼽히면서 기장 지역이 총선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오 전 군수는 3일 〈부산일보〉에 “내년 22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계획이다. 오로지 기장 군민만을 바라보는 청렴한 정치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제3당 등 입당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오 전 군수는 “(누구와 붙든) 승리를 자신한다”며 “오랜 기간 군수로 지내며 기장군민만을 바라봤던 것처럼 기장을 위한 정치로 소임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 전 군수는 1995년 민주자유당 소속으로 민선 초대 기장군수를, 이후 2010~2022년 무소속으로 내리 3선 군수를 지냈다. 한의사 출신인 오 전 군수는 기장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며 물밑에서 지역 민심을 훑고 있다.

노년층 지지세가 강한 오 전 군수 출마로 기장 범보수층이 국민의힘과 무소속으로 나뉘어질 경우 향후 이 지역 총선 구도가 한층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오 전 군수는 젊은 층 지지 기반이 약하고 ‘독선’ 색채가 강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15년간 군수직을 맡아 지역에서 느끼는 피로감도 적지 않다.

특히 오 전 군수가 지닌 정치적 역량에도 무소속 출마 자체가 약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총선은 인물보다 정당별 투표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선거다. 젊은 층이 꾸준히 유입돼 기장 핵심 표밭으로 떠오른 정관·일광신도시 표심 역시 무소속 후보에게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사다. 이 지역은 그동안 민주당 표심이 강했으나 지난 대선과 지선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우세했다.

현재 기장 국회의원으로 국민의힘 초선인 정 의원이 버티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의 정 의원은 부산 핵심 현안인 가덕신공항 조기 착공 사안은 물론, 기장 지역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정관선 신설 사업 등 현안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며 지지도를 쌓고 있다. 특히 정 의원은 활발한 의정 활동을 기반으로 ‘친윤(친윤석열)계’ 눈도장을 받아 정치권 내 입지 또한 탄탄하다는 평가다.

최 지역위원장의 저력 또한 만만치 않다. 그는 민주당 정치혁신위원, 부산 기본사회위원장 등을 맡으며 기장 지역은 물론 중앙 정치권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최 지역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정 의원과 붙어 4333표 차에 밀려 석패했다. 이는 부산 민주당 원외후보 중 최소 표 차로, 이후 수년간 지역에서 민심을 다져온 최 지역위원장의 존재감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지역 정치권 전망이다.

정 의원은 활발한 의정활동을 통해 지역 핵심 현안에 두루 성과를 내고 있고, 정치권 입지 또한 굳혀가고 있어 오 전 군수 출마가 기장에서 이변을 부르지 못할 것으로 내다본다. 정 의원은 “일부 표가 흡수될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껏 해온 대로 의정활동을 열심히 이어 가면 큰 이변은 생기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정 의원과 오 전 군수 간 표 분열 상황을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 지역위원장은 “지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오 전 군수 출마로 보수 성향 표가 갈리게 되는 건 예정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우성빈 전 기장군의원, 정의당 최무덕 부산시당부위원장, 국민의힘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도 기장 지역 출마 예상자로 꾸준히 거론되면서 향후 이들까지 가세할 경우 경쟁 구도가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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