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팬데믹 시기 부산 청년 4명 중 1명 직장 그만뒀다
부산연구원 2022년 청년 조사
24.2% “1년 간 퇴사 경험 있다”
현재 직장 없고 어릴수록 높아
“장래 창업 의사 있다” 27% 그쳐
“이 일은 아닌 것 같고, 창업은 관심 없고….”
부산 청년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활동과 관련해 무기력증에 빠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연구원은 최근 ‘2022년 1차 부산 청년 패널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만 18~34세 부산 청년 3008명을 남성과 여성, 지역과 연령별로 모집해 이들 패널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실시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부산의 청년 24.2%가 ‘지난 1년 간 일자리를 그만둔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청년 4명 중 1명이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강했던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경제활동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는 의미다.
일자리를 포기한 경험은 현재 직장이 없는 미취업자일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더 많았다. 취업자는 일자리를 그만둔 경험이 13.6%에 불과했지만 미취업자는 배가 넘는 34.3%가 ‘최근 일자리를 포기했다’고 답했다. 18~24세의 저연령 역시 일자리를 포기한 경험이 36.6%에 달했다. 1년 간 일자리를 포기했다는 응답자 대부분은 정규직이 아닌 파트타임이나 단기알바 등 상대적으로 퇴직 부담이 적은 일자리에 종사한 이들이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코로나19가 취업이나 진학등을 앞둔 부산 청년의 의욕을 크게 꺾었다는 사실은 다르지 않다.
부산 청년들의 창업에 대한 열정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장래에 창업을 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부산 청년 응답자는 27.0%에 그쳤다. 다만 서부산 청년들의 31.4%가 창업 의사를 밝혀 동부산이나 원도심 청년들에 비해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북구와 동구, 사상구 청년의 창업 의사가 높은 수치를 보였다.
부산 청년의 월 평균 소득은 177.5만 원(취업자 277만 원, 미취업자 57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중 노동소득은 143.2만 원이었으며 사업소득은 16.1만 원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산 청년은 절반에 가까운 44.3%가 지난 1년간 생활비 부족을 경험해 봤다고 답했지만, 해결방법 역시도 대부분 ‘부모의 지원’이었다.
부산연구원 손헌일 사회문화관광연구실장은 “불안한 시대적 상황과 빠른 환경 변화가 맞물리며 청년이 평생직장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게 됐다”며 “창업에 있어서도 서비스업과 자영업이 발달한 도시이다보니 환경적으로 창업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리스크를 먼저 보게 되는 경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번 청년패널 조사는 부산연구원이 5개년 계획을 갖고 조사를 시작한 1차 기초자료다. 지난해 모집한 패널을 유지하며 5년 간 이들의 인식과 상황 변화를 체크해 청년세대의 욕구에 부응하는 정책을 제안한다는 게 부산연구원의 방침이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