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MoCA, 오늘 만나는 미술] 기술과 환경의 미래 공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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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화수 ‘2동 앞 느티나무’

부산현대미술관이 올해부터 연례전으로 실시하는 ‘2023 부산모카 플랫폼: 재료 모으기’는 자연과 생태라는 대주제 아래 다학제간 경계의 만남과 예술적 확장을 모색하는 전시이다. 공공데이터, 소셜 분석, 환경 연구 등 학문과 예술의 범주를 넘어 협업하는 전시 참여 그룹을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게 될 ‘2동 앞 느티나무’는 그룹 프로젝트 ‘죽은 나무에 접속하기’의 연작 중 한 점이다. 작품 제작에는 유화수 작가를 비롯해 시각 예술가 이지양, 전자 테크니션 임재희가 참여했다.

이 작품은 조망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제거되어버린 12그루의 나무가 발단이 됐다. 인간 중심의 가치관으로 존속이 결정되어버린 나무에 3D스캔, 인공센서, 스마트팜 시스템을 접목하여 나무가 거쳐온 오랜 시간과 서사의 변화를 기록하며, 인간 중심 그 이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기술의 환경적 가치관과 미래 공존에 대해 질문한다.

참여 작가 중 유화수(1979~)의 활동이 주목할만하다. 그는 2011년 인사미술공간 개인전 ‘잇츠 디피컬트 포 미 투 유즈(it’s difficult for me to use)’를 시작으로 일과 노동에 대한 작업을 넓히거나 좁혀왔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이 노동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그리고 기술의 혜택이 얼마나 편파적으로 작동되는지에 대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기술이 장애와 오작동을 만났을 때 반응하는 지점에 주목하면서 주류를 향하고 있는 기술의 방향성과 그 대안을 고민한다.

유화수는 2021년 ‘잡초의 자리’(문화비축기지 T1)와 2018년 ‘워킹 홀리데이’(독일 BASIS)를 포함하여 총 7회의 개인전을 발표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당신의 각도’(이음센터), ‘정상궤도’(팩토리 2), ‘잘 못 보이고 잘 못 말해진’(행화탕). ‘예외상태’(보안여관) 등 다수의 전시 및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고양레지던시, 경기창작센터, 창동레지던시와 독일, 중국 등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 코오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하상민 부산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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