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이 상어 불렀다…기후변화가 바꾸는 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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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과원, 기후변화 영향 보고서 발간
대마난류 세력 강화에 고수온 빈번
2100년 최대 두 달 더 해수욕 가능


기후변화로 인해 2100년에는 지금보다 해수욕이 가능한 일수가 최대 60일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달 30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김종진 기자 kjj1761@ 기후변화로 인해 2100년에는 지금보다 해수욕이 가능한 일수가 최대 60일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달 30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김종진 기자 kjj1761@

고수온으로 인해 한반도 해안에 상어가 자주 출몰하고, 약 80년 뒤에는 해수욕이 가능한 일수가 최대 60일 늘어나는 등 기후변화가 사람들의 일상뿐 아니라 바다의 질서마저 바꾸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은 이 같은 내용의 '2023 수산 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보고서에는 기후변화 관련 과학과 정책 동향, 우리 바다와 수산업의 기후변화 영향과 전망, 연구 결과 등을 포함해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이상기후와 수산재해'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수과원은 지난해부터 수산분야의 기후변화 관련 정보와 연구를 종합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2010년대 이후 우리 바다에 가장 큰 수산 피해를 초래하는 여름철 고수온과 겨울철 저수온이 과거보다 더욱 잦은 빈도, 높은 강도로 나타나는 원인으로 대마난류 세력 강화를 꼽았다. 최근 10여 년간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 확장 등 여름철 우리 바다 주변의 기단 강화에 따른 폭염 일수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저위도로부터 열을 수송하는 대마난류 세력이 여름철을 중심으로 더욱 강화되는 양상을 보여 고수온이 발생하기에 좋은 조건이 형성됐다고 수과원은 설명했다.

기후변화는 우리의 일상도 변화시킬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 해수욕이 가능한 일수는 현재 대비 2100년에 최소 30일에서 최대는 60일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해수욕이 가능한 온도는 통상 20도 이상을 말한다. 2100년 해운대해수욕장의 해수욕 가능일수는 51일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또한 고수온 현상으로 인해 식중독을 유발하는 플랑크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시구아테라'와 같은 식중독 유발 유독성 플랑크톤의 출현 가능 일수는 2100년에 현재보다 100일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최근 동해안에 상어가 자주 출몰하는 이유도 기후변화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1일 강원도 강릉항 인근에서 공격성을 띠는 청새리상어가 발견되는 등 동해안을 중심으로 상어가 자주 목격되고 있다. 수과원이 최근 25년간 상어류의 출현 경향을 분석한 결과, 상어류는 주로 난류가 흐르는 해역을 중심으로 출현하고, 난류 세력 세기와도 높은 관련성이 나타났다. 또한 최근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여름철 동해 표층수온 상승과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이번 보고서가 어업·정책·학술 현장에서 해양수산 분야의 기후변화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키고,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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