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상 화합물로 안전하고 손쉽게 불화탄소 합성하는 기술 개발”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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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백종범 교수팀, 테프론 활용한 불화탄소 제조법 개발
흑연 대비 최대 10배 저장용량과 안정성 보여…‘Adv. Func. Mater.’ 게재

[연구진] 백종범 교수(왼쪽)와 제1 저자 장부재 연구원. UNIST 제공 [연구진] 백종범 교수(왼쪽)와 제1 저자 장부재 연구원. UNIST 제공
그림. 실제 기계화학적 볼밀링 공정을 통해 제조된 불화탄소 물질. 최적화된 조건을 찾기 위해 다양한 함량의 테프론 파우더를 흑연과 반응시킴. 바이알에 담긴 물질은 모두 동일한 질량 (400mg)을 가지고 있음. 테프론 함량이 20%일 때 부피가 최고로 증가하였으며 25%부터 다시 부피가 감소함. 높은 테프론 함량은 반응기 표면에 두껍게 코팅이 되기 때문에 화학반응이 잘 발생하지 않음을 나타냄. UNIST 제공 그림. 실제 기계화학적 볼밀링 공정을 통해 제조된 불화탄소 물질. 최적화된 조건을 찾기 위해 다양한 함량의 테프론 파우더를 흑연과 반응시킴. 바이알에 담긴 물질은 모두 동일한 질량 (400mg)을 가지고 있음. 테프론 함량이 20%일 때 부피가 최고로 증가하였으며 25%부터 다시 부피가 감소함. 높은 테프론 함량은 반응기 표면에 두껍게 코팅이 되기 때문에 화학반응이 잘 발생하지 않음을 나타냄. UNIST 제공

리튬 이온 배터리 음극의 성능과 안정성, 그리고 환경까지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안전한 고체상 불소화반응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은 테프론(Teflon, PTFE)과 흑연을 반응시켜 불화탄소(Fluorinated carbon)를 안전하고 손쉽게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기계화학의 대표적 반응 유도 방법인 볼밀링법(ball-milling)을 통해 흑연보다 2.5배 이상 우수한 저장용량과 전기화학적 안정성을 확인한 것이다.

불화탄소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불소가스(F2) 및 불산(HF) 등의 화합물은 높은 반응성과 부식성으로 매우 위험한 화합물로, 신체를 마비시키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대용량 생산의 제조 설비 비용의 증가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안전하고 손쉬운 불소화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했다. 고체를 이용한 불소화 방법이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화합물 가운데 모든 원소가 불소로 이루어진 테프론은 대기 중에서 안정적이고, 먹어도 인체에 무해한 고분자화합물이다.

그림. 기계화학적 볼 밀링을 통한 불화탄소 제조 과정. 고체상 불소화 반응을 위해 테프론과 흑연을 반응기에 넣고 10시간 동안 최적화된 조건에서 구동시켜 불화탄소를 제조할 수 있음(주황색 점선 네모). 기계화학적 불소화를 검증하기 위해 회전속도를 낮춰서 화학적 반응을 일부러 유도하지 않은 샘플을 비교군(푸른색 점선 네모)으로 제조해 불소화 여부를 비교 검증함. UNIST 제공 그림. 기계화학적 볼 밀링을 통한 불화탄소 제조 과정. 고체상 불소화 반응을 위해 테프론과 흑연을 반응기에 넣고 10시간 동안 최적화된 조건에서 구동시켜 불화탄소를 제조할 수 있음(주황색 점선 네모). 기계화학적 불소화를 검증하기 위해 회전속도를 낮춰서 화학적 반응을 일부러 유도하지 않은 샘플을 비교군(푸른색 점선 네모)으로 제조해 불소화 여부를 비교 검증함. UNIST 제공

프라이팬의 코팅제로도 사용되는 테프론은 표면의 마찰력을 감소시키고 화학적으로 안정해서 일반적인 반응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테프론이 버틸 수 있는 힘보다 더 강한 에너지를 받으면 분자의 사슬이 끊어지면서 라디칼(radical) 형성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분자복합체가 흑연과 반응해 표면과 가장자리에 붙게 되면서 불화탄소가 만들어지는 것을 다양한 분석법을 통해 증명했다.

고체상 반응으로 제조된 불화탄소는 흑연보다 우수한 저장용량과 전기화학적 안정성을 보였다. 50mA/g의 저속 충전 시 2.5배 높은 저장용량(951.6mAh/g)을 나타냈고, 1만 A/g의 높은 충전 속도에서는 흑연보다 10배까지 높은 저장용량(329mAh/g)을 확인했다. 2000mA/g의 충전 속도로 1000회 이상의 충·방전 실험에서도 흑연은 43.8%의 성능을 유지한 반면 불화탄소는 76.6%의 성능을 유지했다.

제 1저자인 장부재 에너지화학공학과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안전한 불소화 반응이라는 주제로 실험을 진행했지만, 사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부분은 고체상 반응의 방향과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불화탄소는 이차전지뿐 아니라 다양한 전자기기의 전극재료에도 응용 가능해 안전하고 손쉽게 대용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백종범 교수는 “주변에서 흔하게 보는 재료들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할 수 있는 연구였다”며 “기계화학적 합성법은 최근 사이언스에서도 이슈가 될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이다. 고체상 반응에 대한 원리를 잘 규명한다면 기존에는 만들지 못했던 새로운 소재들을 개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7월 27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Direct Synthesis of Fluorinated Carbon Materials via a Solid-State Mechanochemical Reaction Between Graphite and PTFE).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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