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암 이겨내도 끊이지 않는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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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연수차 한국 온 영선 씨
남편 음주·폭력·노름에 시름
자녀 위해 이혼 후 암 발병
정부 지원 끊기면서 생계 막막

외국 국적인 영선(47·가명) 씨는 젊은 시절 취업 연수로 처음 한국 땅을 밟게됐습니다. 회사 동료였던 남편은 모든게 낯설던 영선 씨에게 다가와 친절히 대해줬습니다. 남편을 믿고 한국에 정착했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친절하고 다정한 남편은 온데간데없었습니다.


남편은 월급을 가불받아 유흥비로 사용했고, 생활비도 주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셋이나 생겼지만 남편은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더 술에 빠져 살았습니다. 일도 하지 않더니 급기야 노름에도 손을 대면서 빚쟁이들이 집으로 찾아오게 만들었습니다.

생계는 모두 영선 씨의 몫이었습니다. 남편 빚도 영선 씨가 떠안아야 했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참고 견뎠지만, 남편의 음주와 폭력은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습니다. 노름에서 진 날이면 아이들에게 손찌검을 하기도 했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던 영선 씨는 자녀들을 지키기 위해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이혼 후 닥치는 대로 일을 했지만, 혼자서 세 명의 자녀를 키우기는 버거웠습니다. 다행히 수급자로 지정되면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아빠의 폭력으로 심리적 불안을 겪던 아이들도 영선 씨의 버팀목 아래서 점점 안정을 찾아 갔습니다.

그렇게 수년이 지났습니다. 오래도록 고생을 해서인지 영선 씨에게는 자궁내막암이 찾아왔습니다. 지난해 말 수술을 받게 됐고, 과거 소액으로 들어놨던 보험을 통해 암 진단비를 수령했습니다. 돈은 모두 빚을 갚는 데 썼습니다. 전남편의 빚 때문에 찾아오는 빚쟁이들을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빚을 정리하고 나니 옥죄어오던 굴레를 벗은 홀가분한 느낌이었습니다.

이제 건강만 회복하면, 아이들과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곳에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보험금을 수령하게 되면서, 정부로부터 받던 지원이 끊긴 것입니다. 첫째가 생계비 마련을 위해 다니던 자활근로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의료 혜택을 포함한 모든 지원이 갑작스레 끊겼습니다.

다시 생계가 막막해지면서 선영 씨는 식당 일도 알아봤지만, 암 수술을 받은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체력이 버텨주질 못했습니다.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는 수개월 동안 낫지 않았고 호르몬 변화로 인해 치료도 계속 받아야 합니다. 가정 형편을 아는 첫째가 취업을 서둘러보겠다며 나섰지만, 정신질환으로 인해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막내가 그렇게 보내달라고 조르던 학원도, 이젠 더 이상 보내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영선 씨는 모든 게 다 자신의 탓인 것 같아 하염없이 눈물만 납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무엇보다 앞으로가 막막해 잠이 오지 않습니다. 영선 씨가 건강을 회복하고, 자녀들과 함께 다시 행복을 꿈꿀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사하구청 복지정책과 강직엽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지난달 28일 자 선숙 씨

지난달 28일 자 선숙 씨 사연에 후원자 77명이 299만 6260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선숙 씨 병원비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며칠 전 선숙 씨는 대학병원에 이송됐습니다. 신장과 장기가 부어 복수가 차고, 자가 소변이 어려워 또 한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여러분의 후원금 덕분에 마음 졸이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선숙 씨는 지금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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