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문의 수백 건”… ‘먹튀’ 임대관리업체 추가 피해 줄 이어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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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연제구서도 피해 의심
서울·울산 등서 속속 사례 접수
법률사무소 민사 소송 준비 중

임대관리전문업체의 보증금 횡령 의혹이 일고 있는 부산 동래구 오피스텔 전경. 김종진 기자 임대관리전문업체의 보증금 횡령 의혹이 일고 있는 부산 동래구 오피스텔 전경. 김종진 기자

속보=부산 동래구에서 발생한 임대관리업체의 ‘보증금 횡령 의혹’(부산일보 8월 14일 자 1면 보도)이 부산의 다른 지역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 측은 임대업체와 관련된 피해 사례 파악에 나섰고, 연제구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피해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 법률 전문가들은 전국에서 해당 업체 관련 소송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임대차 계약 시 계약조건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5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임대전문 A업체가 동래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세입자의 보증금을 횡령하려 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해당 업체가 운영하던 다른 사업장에서도 피해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

지난 14일 오후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관리사무소 직원이 A업체와 관련된 피해 사례를 살피는 중이었다. 해당 오피스텔은 130여 세대 규모다. 관리사무소 측은 오피스텔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증금 분쟁 등에 대비하기 위해 A업체가 운영하는 호실이 몇 군데인지 확인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A업체가 보증금을 빼돌리고 잠적해 경찰 수사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업체와 관련된 호실이 몇 개인지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면서 “현재는 6개 호실이 A업체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A업체가 2018년부터 운영한 동래구 온천동 오피스텔, 부산진구 부암동 오피스텔뿐만 아니라 부산에는 다른 피해 사업장이 있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업체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연제구 연산동 오피스텔 등 A업체가 그동안 사업실적으로 내세우지 않은 사업장의 피해 의심 게시 글이 올라왔다. A업체가 지난 5년간 무사고 경력을 내세우며 홍보활동을 벌인 탓에 이처럼 소규모로 운영 중인 사업장이 더 있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전국에서도 피해 사례가 속속 접수됐다. 한 부동산 전문 법률사무소에는 A업체와 관련된 소송 문의가 지난 일주일 동안에만 수백 건 접수됐다. 피해 지역은 서울, 인천, 경기도, 울산 등 전국에 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법률사무소는 임대차계약서, 위탁관리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한 피해 사례 50여 건을 바탕으로 지난 14일부터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다. A업체가 관리 중인 사업장에서 이날 임차인의 보증금을 반환하라는 내용의 보증금 반환 소송을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하기도 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A업체 같은 임대관리업체가 보증금을 책임진다는 내용의 문구를 계약서에 넣는다고 하더라도 임대인의 보증금 지급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임대차 계약 시 임대인, 임차인이 계약 내용을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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