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데이비드’ 어떤 곳? 중동평화협정 논의한 역사적 장소… 바이든, 정상 첫 초청
미 대통령 별장이자 국제 외교 무대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도 방문
공식 명칭은 서먼트 해군 지원 시설
18일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 워싱턴DC에서 북서쪽으로 100km 떨어진 메릴랜드주 캐탁틴 산맥에 있는 미국 대통령 별장이다.
미국 대통령과 가족의 재충전, 핵심 참모와의 국정 운영 논의, 정상외교 무대 등으로 활용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30여 차례 캠프 데이비드를 찾았지만 외국 정상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곳은 중동평화협정을 비롯해 중요한 국제 외교 행사의 무대가 된 바 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1978년 메나헴 베긴 전 이스라엘 총리,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을 캠프 데이비드로 초대해 회담을 중재했다. 13일 동안 이어진 협상 끝에 체결된 평화협정에는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캠프 데이비드를 처음 방문한 외국 정상은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였다. 그는 194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같은 구상을 논의했다.
2000년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초청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최종 평화협정을 논의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를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했다.
한국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이곳을 찾아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회담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시 골프 카트 운전대를 잡고, 부시 전 대통령은 조수석에 앉은 채 1시간 40분간 캠프 데이비드를 둘러봐 화제를 모았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 '캠프 데이비드 골프 카트에서 시작된 부시와의 우정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내게 많은 것을 남겼다'고 썼다.
캠프 데이비드의 면적은 서울 여의도의 5분의 1가량인 약 51ha다. 골프연습장과 테니스코트 같은 각종 휴양시설을 비롯해 사무실과 회의실 등 업무용 공간을 갖췄다. ‘캠프’라는 이름이 붙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군사시설로 분류된다. 공식 명칭은 ‘서먼트 해군 지원 시설이다. 관리는 백악관이 맡지만 운영 책임은 해군, 경호는 해병대가 맡는다.
캠프 데이비드는 루스벨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42년 연방정부 직원 휴양시설로 지어졌다. 그러다 후임인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대통령 휴일 별장으로 공식 지정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이곳을 ‘샹그릴라’라고 불렀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각별히 사랑했던 손자의 이름을 따 1953년 캠프 데이비드라고 명명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