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 로스팅 ‘커피 맛 흑맥주’ 올해 부산 최고 수제맥주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수제맥주 마스터스 챌린지

경연대회서 아라비카 에일 우승
샴 팔리왈 프라하브루어리 대표
인도 출신 거제 조선소 직원 이력
수영구 양조장서 10개월간 개발

2023 부산수제맥주 마스터스 챌린지 우승은 프라하크래프트브루어리의 ‘아라비카 에일’이 차지했다. 샴 팔리왈 대표와 송호승 양조사가 우승 인증서를 받는 모습. 부산경제진흥원 제공 2023 부산수제맥주 마스터스 챌린지 우승은 프라하크래프트브루어리의 ‘아라비카 에일’이 차지했다. 샴 팔리왈 대표와 송호승 양조사가 우승 인증서를 받는 모습. 부산경제진흥원 제공

올해 부산 최고의 수제맥주에 ‘프라하크래프트브루어리’가 만든 ‘아라비카 에일’이 선정됐다. 인도인 대표가 2016년부터 운영하는 수영구 양조장에서 만든 이 맥주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커피 맛과 흑맥주를 조화시킨 ‘혁신적인 맥주’로 평가받았다.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은 “2023 부산수제맥주 마스터스 챌린지 우승 맥주로 프라하크래프트브루어리(이하 프라하브루어리)의 ‘아라비카 에일’ 맥주를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대회 우승자는 한국맥주문화협회 윤한샘 협회장 등 3명의 전문가 심사와 일반 관람객의 심사 점수를 합산해 선정했다. 부산경제진흥원은 행사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특설무대에서 시상식을 열고 프라하브루어리에게 우승 인증서를 수여했다.

한 심사위원은 “우승 맥주 아라비카 에일의 핵심은 밸런스와 우아함이다. 초콜릿 뉘앙스 뒤에 미묘하게 올라오는 커피 아로마는 섬세한 쓴맛과 단맛, 신맛이 훌륭한 밸런스를 이룬다”면서 “커피와 포터가 가장 이상적으로 만나는 지점으로 심사위원들은 이 맥주에 녹아 있는 기본기와 가치에 압도적인 점수를 줬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수제 맥주를 경험해 보는 비어가든. 부산경제진흥원 제공 다양한 수제 맥주를 경험해 보는 비어가든. 부산경제진흥원 제공

프라하브루어리는 2016년부터 수영구 복합문화공간 ‘F1963’ 내에 맥주 펍 ‘프라하993’과 양조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의 부산 맥주로 선정된 아라비카 에일은 샴 팔리왈 대표, 송호승 양조사와 직원들이 10개월간의 노력 끝에 만든 결과물이다. 이들은 애초 대회를 준비하며 커피와 맥주를 융합한 새로운 흑맥주 개발을 목표로 잡았다.

통상 맥주는 보리를 물에 담가 건조한 맥아를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양조한다. 하지만 프라하브루어리는 고유의 커피 향을 내기 위해 커피 원두를 볶는 것처럼 맥아를 로스팅하는 과감한 방식을 도입했다. 이 같은 양조 방식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9개 기업 중 유일했다.

이를 위해 프라하브루어리는 커피콩을 볶는 최첨단 로스팅 기계를 2500만 원에 구매했다. 처음에는 커피의 쓴맛을 맥주와 적절한 조합을 찾기는 쉽지 않았지만, 반복된 시행착오 끝에 10개월 만에 완성했다.

프라하브루어리 샴 팔리왈 대표는 “참가 업체가 많아 우승까지 기대 안 했는데 너무 기쁘고 ‘맥주를 양조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양조한다’는 우리 기업의 슬로건을 가지고 앞으로 좋은 맥주를 계속 만들겠다”고 밝혔다.

인도인 샴 팔리왈 대표의 독특한 이력도 화제다. 그는 경남 거제 대우조선소 직원 출신이다. 2008년 200달러만 들고 한국을 찾았다. 조선소에서 일하며 한국에서 인도 음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포착해 인도 식당을 열었고 큰 성공을 거뒀다. 현재는 전국에 12개 식당을 운영 중이다. 이후 샴 팔리왈 대표는 2016년 수영구에 현재의 양조장을 만들어 수제 맥주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3 부산수제맥주 마스터스 챌린지는 지난 18~20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렸다. 맥주품평회와 다양한 수제맥주를 경험해 보는 비어가든, 지역 우수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푸드존과 플리마켓 등이 열렸다.

행사도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자갈치시장 물양장에서 열린 대회 관람객 1만 3000명보다 2배가량 많은 2만 5000명이 찾았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