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선배님!] “굶는 친구 도시락까지 싸준 어머니께 나눔 배웠지요”
[고맙습니다, 선배님!] 김인석 (주)아이에스 대표
부산 동서 교육 격차 문제 인식
모교 동아고에 2000만 원 쾌척
저소득층 학생 20명 장학금으로
“학업 도움 받아 큰 꿈 펼쳤으면”
“기부하면 행복해집니다. 나눔의 가치를 확산하고, 더 많은 사람이 ‘기부 챌린지’를 통해 행복과 보람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사무실에서 만난 (주)아이에스 김인석 대표는 ‘기부를 통한 나눔’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갈수록 커지는 부산의 동서 교육 격차에 문제의식을 느껴 최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모교인 사하구 동아고등학교에 2000만 원을 기부했다. 그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부산일보〉의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모교 지원 프로젝트 ‘고맙습니다, 선배님!’ 캠페인의 네 번째 주자다.
김 대표는 “가정형편 탓에 학원을 못 다니거나 교재를 더 사볼 수 없는 후배들에게 장학금이 지원되면 좋겠다”며 “후배들이 조금이나마 공부하는 데 도움을 받고 큰 꿈을 펼쳤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그의 기부금은 저소득 가정 학생 20명에게 장학금 형태로 전달될 예정이다.
경남 거제 출신인 그는 거제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한 뒤 부산 동아고에 진학했다. 부산대 화학과를 졸업 후 금성사(현 LG전자) 연구직과 무역회사 등을 거쳤다. 1989년 자동차와 신발 관련 합성고무·고무 약품을 수출입하는 무역업체 (주)아이에스를 창업했다.
중학교 시절 그는 수돗가를 찾았다가 친구들이 수돗물로 배를 채우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제가 그 친구들에게 ‘물을 그렇게 먹으면 어떡하냐, 배 터질 일 있느냐’고 말하니, 친구들에게서 ‘배가 고파서 먹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그때 충격을 받고 집에 가서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그날 이후로 도시락을 5개씩 챙겨주셨다”고 말했다.
어린 김 대표는 책도 무거운데 도시락이 너무 많아 힘들다며 투정을 부렸다. 그는 “당시 어머니께서는 ‘굶는 것이 더 힘든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어머니처럼 나누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부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기부에 있어 남 부럽지 않은 이력을 자랑한다. 2003년 국제봉사단체 ‘국제로타리’ 회원 가입을 시작으로, 해외 봉사 현장을 찾으며 어린이와 청소년 복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국내외 아동 결연사업에 꾸준히 참여하는 등 기부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김 대표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고액기부자 모임 ‘그린노블클럽’, 유산기부 후원자 모임 ‘그린레거시클럽’에 가입했다. 부산후원회 회장을 거쳐 지난해부터는 후원자 대표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사로 추대됐다.
그는 ‘기부 매칭’(매칭 그랜트) 행사를 열어 지인들을 기부에 동참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변인들이 비영리단체나 기관에 후원금을 지원하면 김 대표가 이 후원금과 똑같은 금액을 1 대 1로 매칭해 출연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는 지인이 생일 선물로 ‘김 대표 이름으로 마스크 1만 장을 기부하겠다’고 하자 김 대표가 ‘기부 매칭을 통해 총 2만 장을 아동복지시설에 기부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