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출석 지장 없다”지만… 일정 꼬인 ‘쌍방울 의혹’ 수사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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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중 건강 악화 땐 연기 가능성
구속영장 청구도 덩달아 지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나흘째 단식을 이어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위로 방문했다. 박찬대 최고위원, 추 전 장관, 이 대표, 김정우 전 의원, 김병주(왼쪽부터) 의원. 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나흘째 단식을 이어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위로 방문했다. 박찬대 최고위원, 추 전 장관, 이 대표, 김정우 전 의원, 김병주(왼쪽부터)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 투쟁으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를 둘러싼 검찰과의 ‘일정 공방’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 대표는 단식이 검찰 수사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검찰과의 출석 일정 조율은 난항을 계속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9월 정기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단식을 선언하면서 검찰 출석 일정에 대해 “전혀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 측은 4일 검찰에 출석해 오전에만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혀 검찰과 충돌했다. 이 대표는 오는 11일 이후 검찰이 원하는 날짜에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지만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될 경우 조사가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가 미뤄지면 구속영장 청구 역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선 검찰이 이달 중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체포동의안이 오는 21일 본회의에서 보고되고, 25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지는 일정이 부각된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표 출석 일정부터 꼬이면서 향후 검찰과의 일정 조율은 짐작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 대표의 단식은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장하는 친명(친이재명)계의 주장에도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단식 투쟁을 하는 상황에서 당 소속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바 있어 체포동의안 부결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는 비명계의 반대도 여전하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이 이뤄지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민주당은 또다시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내홍으로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 대표는 단식 나흘째인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오염수를 오염수로 부르지 못하게 창씨개명하는 해괴한 언사”라고 비판했다. 이는 여권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ALPS(다핵종제거설비) 처리를 거쳐 방류하는 오염수를 ‘오염 처리수’로 바꿔 부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 대표는 “국제사회가 나서서 일본의 명백한 국제법 위반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런던협약 87개 당사국(한국 포함)과 런던의정서에만 가입한 앙골라 등 88개국 국가 원수·정부 수반에 친서를 발송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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