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계 제강공정대회 우승 계기, 철강 산업 발전 일조할 것”
최재성 동아대 신소재공학과 재학생
WSA 주관 제17회 스틸챌린지 정상
한국, 2016년 이후 7년 만에 제패
“다양한 방법, 주어진 변수 잘 대응”
“제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새롭게 혁신하고 있는 세계 철강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세계철강협회(WSA) 주관 ‘제17회 스틸챌린지’(제강공정경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동아대학교 신소재공학과 4학년 최재성 씨의 포부는 단단했다. 우리나라 대학생이 세계 대회를 제패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스틸챌린지는 전 세계 철강 엔지니어와 금속 전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철강 제조 시뮬레이션 경진대회이다. 2005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다. 올해 대회엔 세계 27개국 76개 대학에서 1299명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으며 국내에선 동아대를 비롯래 20개 대학 254명이 출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2019년 이후 온라인으로 열렸으나 이번엔 지난 4월 오스트리아 빈 현지에서 대회가 치러졌다.
최 씨의 우승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대회 규정 시뮬레이션 조작에 익숙해지지 않아 애를 먹은 것은 물론 준비 기간이 수업, 시험 등 학사 일정과 겹쳤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지역 대회에서 처음 실격 통보를 받아 충격을 받았다. 실격 처리가 나중에 번복돼 안도의 한숨을 쉬기는 했지만.
최 씨는 “다른 참가자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1등을 차지했는데 실격했다는 이야기를 처음 전해 들었을 땐 정말 아찔했다”며 “그러나 지역대회 때 캡처하고 보관해둔 자료 등을 통해 어떤 방법으로 시뮬레이션을 준비해야 할지 면밀히 입증하고 문제를 풀어나가 결국 실격 처리가 번복됐다”고 설명했다.
스틸챌린지 세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선 우선 미주·유럽·아시아와 오세아니아·중국 등 지역대회에서 우승을 거둬야 한다. 최 씨는 지난 1월 한국이 속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둬 5개 지역 우승자가 참가하는 세계대회 참가 자격을 얻은 것이다.
스틸챌린지는 철강 공정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24시간 동안 주최 측이 제시한 합금성분의 철판 1t을 가장 낮은 비용으로 생산하는 방식으로 순위를 가린다.
최 씨는 “인터넷 환경에 따라 시뮬레이션 동작이 달라지는 것이 가장 큰 변수였다. 노트북, 태블릿PC, PC방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주어진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 1등만 생각하며 대회 준비에 몰두했다.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거의 잠을 자지 않으며 준비한 내용을 다시 적고 또 다시 적었다”고 했다.
최 씨는 “스틸챌린지 학생부 최종 우승자로 선정된 것은 대단한 영광”이라며 “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 주최 측과 많은 지원을 해준 동아대와 신소재공학과에 감사드린다”면서 “전 세계 학생들과 경쟁한 것은 뜻깊은 경험이었다. 학습한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새롭게 혁신하고 있는 세계 철강산업 발전에 꼭 일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출신 대학이 좋지 않아 취업이나 창업 기회가 찾아오지 않고 그 기회가 오더라도 출신 대학 때문에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렸으면 좋겠다”며 “출신 대학이 취업의 유불리를 결정할 순 있어도 개인의 노력과 능력을 이길 순 없을 것”이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편 동아대는 이번 세계대회에 앞서 동아시아 지역 스틸챌린지에서 최 씨가 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이재근·김태준 씨가 금상, 노주환 씨가 은상, 한승훈·정성윤 씨가 동상을 받는 등 모두 6명이 수상했다고 밝혔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