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접촉’에 우크라이나 전쟁 무기 경쟁 ‘점화’
양국 정상 만나 무기 거래 예상
미국 장거리 미사일 지원 임박
끝이 보이지 않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무기 경쟁이 갈수록 가열되는 양상이다. 러시아가 북한과 정상회담을 통해 무기 거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등 서방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집속탄이 들어간 장거리 미사일의 지원 승인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수십∼수백 개의 ‘새끼 폭탄’(자탄)을 집어넣은 형태로, 넓은 지역의 목표물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데 쓰인다.
익명의 미국 관리들은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이 들어간 에이태큼스(ATACMS) 또는 유도 다연장 로켓시스템(GMLRS)을 보내거나 둘 다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에이태큼스는 사거리가 190마일(306km)에 달하는 장거리 미사일이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반격에 애를 먹으면서 에이태큼스 지원을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는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의 한 관리는 에이태큼스 지원 등에 대해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며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군 사기와 전술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도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2000만 유로(약 290억 원)의 추가 인도적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공 방어 지원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월 시작한 대반격을 앞두고 독일에 타우루스 지원을 요청했지만, 독일은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과 확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지원을 미뤄왔다.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 지원 움직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한 북러 밀착과 맞물려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둔 미묘한 시기라는 점에서 북러 접촉이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자극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