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단식 회복 위해 '녹색병원' 택한 이유는
민주당 "단식치료 경험있는 전문의 및 치료시설 뒷받침"
원진레이온 사태 보상금으로 설립돼 노동자들 많이 찾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19일째 단식을 이어가다 이날 오전 건강 악화로 녹색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당초 국회 인근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응급조치 뒤 이곳에서 20km 이상 떨어진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녹색병원으로 다시 이송된 것이다.
이 대표는 왜 녹색병원을 회복 치료 병원으로 택했을까.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 대표가 녹색병원으로 옮겨진 것과 관련해 "녹색병원은 단식 치료 경험이 있는 전문의들이 있는 곳"이라며 " 치료를 뒷받침할 시설이 완비된 병원으로 의료진이 권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녹색병원은 일반 입원실 265병상, 중환자실 14병상 등을 갖춘 민간 종합병원이다.
녹색병원은 홈페이지 병원 소개에서 "'건강한 몸, 건강한 노동, 건강한 사회' 실현을 통해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민간형 공익병원"을 표방했다.
공익병원이라는 의미는 녹색병원이 1980∼1990년대 합성섬유업체 원진레이온 공장에서 불순물인 이황화탄소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직원들이 집단 중독된 사태와 관련있다.
피해자들의 투쟁 끝에 1993년 피해 노동자들의 보상금을 효율적으로 관리·집행하기 위해 원진재단이 설립됐고, '직업병 전문병원'을 건립하라는 피해자들의 요구에 10년 후인 2003년 9월 재단 산하 녹색병원이 문을 연 것이다.
직업병 환자들의 치료와 복지를 목표로 탄생한 병원답게 지금도 취약계층 노동자를 포함해 의료 사각지대 환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단식과 관련한 환자들이 많이 찾는 병원으로도 알려졌다.
실제로 이 병원에선 지난 2017∼2019년 장기간 굴뚝 농성을 벌였던 파인텍 노동자들, 2018년 40일 넘게 단식농성을 벌인 설조 스님, 2019년 국회 앞에서 고공 단식농성을 하던 형제복지원 피해자 등이 이송돼 치료받았다.
2021년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20일 넘게 단식하던 정의당 강은미 의원, 지난 7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기 위해 국회 앞에서 단식하던 민주당 우원식 의원도 이 병원에서 치료받은 바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