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방미 첫날 9개국 정상과 '부산엑스포 유치' 양자회담
유엔총회 활용해 11월 투표 앞두고 막판 총력전
귀국전 40개국 넘는 정상들과 만날 예정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첫날부터 양자 정상회담을 잇따라 열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오전 10시 뉴욕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오후 7시까지 불과 9시간 동안 9개국 정상들을 만나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강행군을 펼쳤다.
회담 상대국은 스리랑카, 산마리노, 부룬디, 체코, 덴마크, 몬테네그로, 투르크메니스탄, 세인트루시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이었다.
이 중 산마리노(2000년), 부룬디(1991년), 몬테네그로(2006년) 등 3개국 정상과는 수교 후 첫 회담이었다.
윤 대통령은 한 번에 20분가량 배정된 회담 시간을 집약적으로 활용, 부산엑스포 개최 지지를 당부하는 동시에 각국이 바라는 민원성 협력 방안을 면밀히 청취했다.
윤 대통령은 에바리스트 은다이시몌 부룬디 대통령과 만나 "농업, 보건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며 내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유럽 다음으로 많은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가진 아프리카 대륙을 겨냥한 것이다.
은다이시몌 대통령은 "아프리카연합(AU) 부의장이자 동아프리카공동체(EAC) 의장으로서 한국 정부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며 "수소경제 발전과 고속철도 건설 등 체코가 역점 추진 중인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해나가자"고 제안했다.
파벨 대통령은 "에너지, 자동차, 고속철도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체코는 리튬 자원이 풍부해 배터리 생산 협력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만나 "양국이 2011년부터 매년 녹색성장 동맹회의를 열고, 녹색 전환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왔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덴마크 관계는 지난 2021년 5월 '포괄적 녹색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바 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 연장선에서 "앞으로 해상 풍력, 친환경 선박, 지속가능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녹색 협력을 더 확대해나가자"고 말했다.
이번 릴레이 양자 회담은 오는 11월 28일 열리는 BIE 총회의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세계 최대 다자회의 무대인 유엔총회를 계기로 막판 유치전에 집중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22일 귀국 전까지 최대 40개국 넘는 정상들과 회담을 이어갈 전망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