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의원들 '살인예고' 글 작성자 검거…체포안 가결 후폭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에 비명(비 이재명)계 의원들을 대상으로 살인 예고 글을 작성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23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의왕경찰서는 협박 혐의로 40대 남성 A 씨를 이날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지난 21일 오후 8시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2차례에 걸쳐 일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살인 예고 글을 쓴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는 '무조건 가결표 던진 의원리스트'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 14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집에 있는 스나이퍼 라이플(소총)을 찾아봐야겠다"는 등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이는 의원들을 향해 테러 행위를 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글에 실명이 오른 민주당 의원들은 당내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들이다.
한편 A 씨의 협박 글에 앞서 민주당내 강성 당원들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명계 명단을 공유하고 '문자 폭탄'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당 국민응답센터 홈페이지에는 사퇴를 선언한 박광온 전 원내대표를 포함해 원내지도부 전원의 차기 총선 불출마 청원도 올라왔다. 당원들의 항의성 탈당과 응원성 입당 러시도 이어졌고, 정청래 최고위원은 22일 오후 3시께 페이스북에 "탈당 4848명, 입당 1만2605명"이라고 전했다. 이에 친문(친문재인), 친낙(친이낙연) 등 비명계 의원들은 지도부 사퇴 요구를 자제하며 공개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가 하면 자신은 체포동의안에 반대했다며 사진까지 찍어 '부결표' 인증을 하기도 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