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아동 성착취물 만든 40대 징역형…국내 첫 사례
‘10살’ ‘나체’ ‘벌거벗은’ 등 명령어로 제작
실물 유사 가상인물 등장…360여개 소지
“명백히 미성년자로 인식…구성 요건 갖춰”
부산지방법원. 부산일보 DB
인공지능(AI) 프로그램으로 가상의 아동·청소년이 나오는 음란물을 제작한 4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AI가 만든 ‘가상 음란물’일 뿐이라 주장했지만, 수사기관과 재판부는 이를 미성년자 성착취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4월 노트북에 설치된 이미지 생성 AI 프로그램으로 ‘10살’ ‘나체’ ‘벌거벗은’ 등의 명령어를 입력해 가상인물이 등장하는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A 씨가 제작한 성착취물은 총 360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작물은 유포되기 전 경찰에 모두 압수됐다.
재판 쟁점은 가상인물이 실제 아동으로 인식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은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봐도 명백하게 인식돼야 인정될 수 있다. 아청법상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할 시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A 씨의 경우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제 사람과 거의 비슷한 형태의 가상인간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청소년을 연상시키는 캐릭터가 신체를 노출하거나 성적 행위를 하는 모습이 담긴 것이다.
A 씨는 가상인물인 만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유튜브를 통해 우연히 AI 프로그램을 알게 되면서 특별한 목적 없이 그저 호기심에 제작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A 씨 측은 “AI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단지 텍스트를 입력하고 프로그램이 알아서 이미지를 제작하는 부분까지도 성착취물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가상인간이더라도 실제 아동 청소년으로 인식될 위험이 있어 아청법에 해당한다고 봤다. A 씨가 음란물 대상자 구성 요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도 “아동 청소년의 성착취물 제작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며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은 성의식을 크게 왜곡시키고 또다른 성범죄를 유발하는 등 해악이 크다”고 판시했다.
A 씨를 검거한 부산경찰청은 AI 프로그램을 이용해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한 국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