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하면 정차하는’ 마을버스, 거제서 먼저 달린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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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대중교통 시스템 개편
승객 부르는 정류장에만 멈춰
거제면 시범운행 후 확대 방침
시외버스 선택요일제도 추진

도시와 농어촌이 혼재한 경남은 면적은 넓지만 인구가 급격하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 ‘도민 이동권’ 확대를 위해 대중교통 체계를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한다.

버스를 마냥 기다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승객이 미리 부른 정류장에는 멈추고, 없으면 지나치는 방식이다. 즉, 고객이 부르면 오는 ‘수요응답형 대중교통 서비스’와 수송수요에 맞춰 희망하는 요일에 운행하는 ‘시외버스 선택요일제’가 핵심이다.

경남도는 다음 달 4일부터 거제시 거제면 일대에서 수요응답형 대중교통플랫폼(DRT)형태의 마을버스(사진)를 시범 운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벽오지 대응 수요응답형 대중교통플랫폼’ 사업에 경남도가 참여하는 형태로 오는 12월 31일까지 3개월간 거제면에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이 도입된다. 수요응답형 대중교통플랫폼은 버스와 택시의 중간 형태 이동 수단이다. 승객이 부르는 곳까지 교통수단이 이동해 승객을 태운 후 목적지에 내려준다. 주민들이 무작정 버스를 기다리던 관행에서 벗어나 호출을 통해 이용하는 방식이다.

경남도는 거제면 일대 15인승 마을버스 2대가 운행하는 노선 중 일부 구간에 수요응답형 버스 서비스를 도입한다. 거제면 마을버스 2곳은 기존 운행노선을 그대로 달린다. 대신, 승차 요청이 없는 정류장은 그대로 지나치고 호출이 들어온 정류장에만 정차해 승객을 태운다.


승객들은 스마트폰 앱, 콜센터 전화, 정류장에 있는 호출 벨로 마을버스를 미리 불러야 한다. 탑승 인원, 정류장 등 호출 정보는 마을버스에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기사에게 곧바로 전달된다. 요청이 없는 정류장은 마을버스가 정차하지 않고 통과한다.

거제면에는 주민 7065명이 산다. 이곳에는 거제면 사무소를 중심으로 마을버스가 달리며 굴 수확기에는 죽림 일대 굴 양식장으로 가는 승객이 많다. 이 때문에 양식장 수확기와 학교 통학시간에만 승객이 몰리고, 나머지는 공차로 운행되는 경우가 많다. 도는 이러한 승객 편차를 감안해 수요응답형으로 마을버스를 운행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다른 지역(충북 청주시) 사례를 보면 수요응답형 마을버스 운행을 통해 대기시간이 92%, 차량 운행 거리가 44%, 운영비용이 21% 줄었다고 설명했다. 경남도는 앞으로 3개월가량 거제면 운영성과를 분석해 미비점을 보완한 후 내년에 희망하는 도내 시군에 수요응답형 버스 운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도는 수송수요에 맞춰 희망하는 요일에 운행하는 ‘시외버스 선택요일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경남은 코로나19 이후 항공·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시외버스 이용자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 더딘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외버스업체는 경영개선을 위해 휴업 등으로 공급을 축소했다. 반면 휴업 장기화로 인해 대중교통 환승 이용 불편 등 운행재개를 요구하는 이용자 민원은 증가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외버스 업체는 승객감소로 인한 만성적인 적자 노선에 대한 운행 재개를 기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평균 승차율이 낮고 주말과 평일의 수송수요 편차가 커 운행 재개를 기피하는 시외버스 노선에 대해 수송수요에 맞춰 희망하는 요일에 운행하는 방안을 업체에 유도하고 있다. 도는 시외버스 선택요일제 시행으로 대중교통 환승 이용 불편 해소와 효율적 노선 운영을 통한 시외버스 이용률 제고를 통해 주민 불편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경남도 김영삼 교통건설국장은 “벽·오지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해 수요응답형 대중교통플랫폼 도입을 추진하고, 비정기적인 시외버스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시외버스 선택요일제 시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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