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스타트업 지원, 창업에서 스케일업 중심으로 전환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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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스타트업 지원 집중 한계
투자자금 확보해 스케일업 지원
부산형 혁신창업타운 조성 계획
아시아 10대 창업도시 도약 목표

한국벤처투자 유웅환 대표이사와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BNK금융지주 빈대인 회장(왼쪽부터)이 26일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부산시 제공 한국벤처투자 유웅환 대표이사와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BNK금융지주 빈대인 회장(왼쪽부터)이 26일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창업 지원 정책을 바꿔 창업 자체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높은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산하 기관별로 흩어져 있던 창업 지원정책을 통합할 부산창업청의 설립도 내년 말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26일 지역 내 금융기관과 스타트업, 투자사 관계자들이 한 데 모인 가운데 제38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스타트업 혁신성장 지원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전해진 현장의 목소리는 부산시의 지원 정책이 창업 위주로 쏠려 있다는 점이었다.

회의 참석자들은 부산이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와 신생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정책은 잘 마련해 놨지만, 기존 유망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데는 충분하지 못하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시는 이 같은 의견을 받아들여 창업 정책을 ‘스케일업(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을 고성장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 위주로 전환하는 스타트업 혁신성장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추진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시는 창업 정책 전환을 통해 부산에서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고, 2026년까지 아시아 10대 창업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일단 부산시는 창업 인프라를 민관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복합 허브로 조성하기로 했다. 서울시 마포구의 ‘프런트원’이나 프랑스 파리의 ‘스타시옹 에프’ 같은 부산형 혁신창업타운을 세우겠다는 의미다. 이들은 모두 창업 전 주기에 맞춰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대규모 창업 랜드마크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조성하고 있는 글로벌 창업허브인 ‘스페이스 케이’를 부산에 유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스페이스 케이’는 청년이 선호하는 문화와 소통, 주거가 결합된 복합 공간이다. 현재 정부는 수도권과 지역에 각각 1곳씩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더불어 부산시는 대규모 투자자금을 확보해 창업 초기에 편중된 펀드 투자를 지역에서 스케일업이 가능한 방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날 산업은행과 BNK금융지주가 참여해 업무협약식을 가진 1000억 원 규모의 모펀드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가 바로 그것이다. 부산시는 펀드자금을 대거 유치해 2026년까지 전체 펀드 규모를 1조 5545억 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 특화형 창업 비자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유학생 창업팀을 발굴하는 등 해외 인재를 부산에 정착시키는 프로젝트도 병행한다. 반대로, 부산에서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려는 스타트업을 위해 싱가포르 경영대학 재학생의 인턴십 과정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창업 정책이 스케일업 중심으로 바뀌는 과정을 강력한 창업 컨트롤 타워를 세워서 추진할 방침이다. 부산의 창업 정책을 주도할 부산창업청 설립을 2024년 말까지 마무리하고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이날 밝혔다. 부산창업청은 중복적인 지원사업을 통합해 강력한 정책 일관성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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