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부검해야…" 모듈러 교실 반대하는 학부모들, 조직적 교권 침해 정황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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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이미지투데이 제공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이미지투데이 제공

최근 강남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단체 카카오톡(단톡방)을 통해 '교권 침해' 행각을 벌였다는 논란에 대해 교원 노조가 엄중 대응을 주문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사안을 보고받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7일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강남 소재 A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2년 동안 단톡방에서 교권 침해 행각을 벌였다"는 논란을 언급하면서 "서울시교육청이 이를 고발해달라"고 요청했다.

노조에 따르면 A 초등학교의 일부 학부모들은 2021년 9월부터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모듈러 교실' 반대 활동을 하면서 단톡방을 만들었다.

모듈러 교실은 서울시교육청 등에서 추진하는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설치를 위해 필요한 임시 교실로, 노후화된 학교 건물을 첨단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현재 있는 교실을 임시로 모듈러 교실로 옮겨야 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습권이 침해된다면서 반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초등교사노조는 "이 단톡방에서 학부모들이 교원의 실명, 직급 등을 거론하면서 인신공격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단톡방에 모인 학부모들은 '멱살 한 번 제대로 잡혀야 정신 차릴 듯', '아빠들 나서기 전에 해결하세요. 점잖은 아빠들, 나서면 끝장 보는 사람들이에요. 괜히 사회에서 난다 긴다는 소리 듣는 것 아니에요' 등의 언급을 했다.

특정 교사를 겨냥해 '몸이 안 좋아졌나 봐요. 부검해야 할 텐데', '미친 여자', '동대문에서 장사하시다 왔나' 등의 비하 발언도 일삼았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는 최근 개정 의결된 교원지위법에 따른 심각한 교권 침해이며, 관련 자료를 수집해 처벌하도록 교육청은 고발 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단톡방은 논란이 일어나자 전날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전날 보도를 통해 상황을 인지했고, 강남서초지원청에서 상황을 보고받았다"며 "단톡방이 있었던 것은 맞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어떻게 해야 할지는 논의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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