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20대, 14층 옥상서 추락했는데…에어컨 줄 덕에 살았다
사진은 부천소방서 제공
추석 연휴 첫날 경기 부천에 있는 14층 오피스텔 건물 옥상에서 술에 취한 20대 남성이 추락했다가 다행히 에어컨 줄에 걸려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이 남성은 자신이 어떻게 매달리게 됐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9일 부천소방서와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8분께 부천시 상동 14층짜리 오피스텔 건물 7층 높이 외벽에 20대 남성 A 씨가 에어컨 줄에 걸린 채 매달려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지나다가 이 모습을 목격한 행인이 "사람이 사타구니 쪽에 에어컨 줄이 걸린 채 매달려 있다"며 "떨어지면 큰일 날 것 같다"고 119에 신고했던 것.
소방 구조대원과 경찰관 등 37명이 출동했고, 고가 사다리차 등 차량 9대도 투입됐다.
구조대원들은 1층에서 사다리를 올리고 옥상에서는 구조용 밧줄을 내려 30분 만에 A 씨를 무사히 구조했다.
A 씨는 다리 통증과 함께 얼굴에 가벼운 타박상을 입어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술에 취한 A 씨가 오피스텔 옥상에서 에어컨 배관을 타고 내려오다가 중간에서 줄에 걸려 매달린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술을 마시고 오피스텔 옥상에 올라갔다"며 "누군가를 구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옥상에서 배관을 타고 내려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 씨는 "어떻게 에어컨 줄에 매달렸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A 씨는 건물과 건물 사이 공간에서 줄에 걸린 채 외벽에 매달려 있었다"며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