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가로 활용 제안, 왜 나왔나 [낡은 고가로, 새로운 미래]
부산 사상~해운대 고속도로(대심도 도로) 개통 시점에 맞춰 도로 기능이 폐지되는 동서고가로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자는 제안은 부산의 환경단체에서 나왔다. 단순히 ‘철거’라는 손쉬운 방식보다, 시민을 위한 자산이 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화두를 던졌다.
시작은 가칭 ‘부산 동서고가 하늘숲길 포럼’이었다. 민관협치기구인 부산그린트러스트를 중심으로 조경, 도시계획, 건축, 관광 등 각 분야 전문가가 모였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상임이사는 “처음에는 ‘하늘숲길’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에서 시작했지만, 활용 가능성이 모색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굳이 공원이 아니라도 시민이 주축이 되어 지역의 미래에 이익이 되는 방식을 함께 고민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고가로 활용 논의가 진행되자 반발도 곳곳에서 불거졌다. 특히 노선 폐지가 결정된 사상~진양램프(약 7km) 인근 주민들은 철거를 강력히 요구했다. 30년 동안 동서고가로로 인해 많은 피해를 겪었다는 이유였다. 부산진구청과 사상구청은 일부 주민 뜻에 따라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부산시는 대심도 도로 개통 예정 시점인 2030년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으니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에 따르면 동서고가로 사상~진양램프 구간의 철거 비용은 총사업비에 반영돼 있으나, 철거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동서고가로 철거를 요구하는 입장, 존치 후 활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의견에 대해 듣고 있다.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